벤처기업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역 벤처 생태계의 위축이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 수, 투자금, 성장 인프라가 모두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지역 기업의 성장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벤처기업 수는 3만7천419개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2만4천533개(65.6%)로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1만2천886개(34.4%)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는 2020년 1천675개에서 올해 1천200개로, 경북은 같은 기간 1천711개에서 1천295개로 줄었다. 감소율은 각각 28.3%, 24.3%에 달한다. 이는 수도권 기업 수가 같은 기간 3.7%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김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6년 전인 2020년 전국 벤처기업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59.9%였으나, 올해는 65.6%로 늘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1만5천855개에서 1만2천886개로 18.7%나 줄었다.
자금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벤처캐피탈(VC)과 엑셀러레이터(AC)도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 올해 6월 기준 VC는 전국 250곳 중 224곳(89.6%)이 수도권에, AC는 전체 490곳 중 326곳(66.5%)이 수도권에 위치한다. 대구는 VC가 4곳, AC는 15곳에 그쳤다. 경북 역시 VC 1곳, AC 10곳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의 벤처기업이 성장 과정 전반에서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전국 벤처투자금은 2조5천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수도권이 2조50억원(79.5%)을 차지했으며, 서울만 1조3천52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는 489억원, 경북은 305억원으로 수도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투자금이 가장 적은 전남은 21억원으로 서울과 무려 644배 차이가 났다.
정부는 모태펀드와 지자체, 지역은행이 함께 조성하는 '지방시대 벤처펀드'를 2027년까지 2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불만이 여전히 나온다.
김원이 의원은 "지방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벤처기업 전용 펀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자금 지원뿐 아니라 행정 서비스, 인재 유치까지 포함한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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