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알을 품듯
조개가 진주를 품듯
사람이 버린 유리병을
바다는 예쁘게도 품었다
깨지고 버려진 유리병들이
알록달록 고운 유리알로 태어나길
오랜 세월 어루만지며
꿈꾼 바다
⁕글래스비치(Glass beach): 미국 캘리포니아 포트브래그 지역에 위치한 해변
◆시작노트
저는 한때 환경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때 북태평양에 우리나라 면적의 약 17배나 되는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그 쓰레기 섬이 지구에 다섯 군데나 있다는 걸 알고는 더욱 놀랐습니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버려지는 쓰레기의 심각성과 인간의 소비와 무책임이 기후 위기를 앞당기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그 무렵 글래스비치 해변을 알게 되었어요. 20세기 초부터 수십 년 동안 생활 쓰레기와 유리병을 버리던 매립장이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 명소로 변했다고 합니다. 글래스비치 해변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바다는 인간이 버린 유리병조차도 오랜 세월 어루만지며 알록달록 반짝이는 유리알로 변화시키는구나! 바다는 모든 것을 끌어안는 끈질긴 포용과 회복력을 지니고 있구나! 라고 말이죠.
제 동시 '글래스비치'는 버려지고 깨진 유리병이 반짝이는 유리알로 탄생시키는 바다처럼,
삶에 상처 입은 존재들이 바다처럼 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언젠가 새로운 가치와 아름다움으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또한 오랜 세월을 견디고 다듬으면 우리의 삶 또한 변화하리라는 희망도 담고 싶었어요.
이 동시로 우리의 지구를 생각하고, 자연과 삶에 대한 회복력을 느끼며 대자연의 품에서 인류가 오래도록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이끌면 좋겠습니다.
짧은 가을, 가까운 포항으로 바다의 손길을 어루만지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약력
-2019년 '아동문학평론'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동시집 '바닥의 힘'출간
-혜암아동문학회·대구문인협회·대구아동문학회·대구아동청소년문학가협회·어린이도서연구회·범어도서관 북테라피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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