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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노조 "전공의 절반 이상, 주 72시간 넘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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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13명 대상 근로실태조사 발표…77%가 건강악화 경험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제공.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제공.

지난해부터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등 처우개선에 관한 여러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전공의 절반 이상은 과로와 건강악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공의 절반 이상은 주 72시간 넘게 장시간 근무하며, 4명 중 3명 이상은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경험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지난달 11∼26일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천13명을 대상으로 '제1차 전공의 근로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전공의들에게 일주일 평균 실제 근무 시간을 묻자 '64시간 이상∼72시간 미만'이 27.4%로 가장 많고, '72시간 이상∼80시간 미만'이 25.2%로 뒤를 이었다.

이어 '80시간 이상∼88시간 미만'이 14.9%를 차지하는 등 주 72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한 전공의 숫자는 전체 응답자의 53.1%를 차지했다.

현행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엔 전공의 수련 시간 상한이 주 80시간으로 명시돼 있지만,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27.8%에 달했다. 이중에선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전공의도 33명(3.3%) 있었다.

정부는 현재 69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 72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소속 병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전공의 중에서도 42.1%는 시범사업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거나 주 72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중 782명(77.2%)은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해도 75.9%는 병가나 연가 사용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했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실제로 보장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24.5%만 '그렇다'고 답했다.

연차나 병가, 학회 참석, 임신 등으로 공백이 발생했을 때 업무 분담에 대해선 80.8%가 동료 전공의가 업무를 분담한다고 했다.

아울러 응답 전공의들의 50.7%는 '격무로 인해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준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환자 안전을 위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응답자의 90.1%가 동의했다.

노조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주 72시간 시범사업의 철저한 준수와 확대(51.9%·이하 복수응답) ▷1인당 환자 수 제한(25.6%) ▷임금 인상(25.5%) ▷전공의법 신속 개정(24.4%) 순으로 많은 답이 나왔다.

노조는 "전공의 1인당 환자 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근무 시간 단축은 실현될 수 없다"며 적정 인력 기준과 더불어 대체인력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본 근로조건을 위반한 병원들에 대해 실효성 있는 현장 감독체계 마련과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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