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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책이 삶으로, 다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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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텍스트에 대한 갈증 종이책으로 해소
자신의 관심 분야에 관한 책 찾아낼 안목 길러야

책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책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내가 읽으면 좋은 책은 어떤 책일까요? 내가 가진 문제나 어려움에 도움을 주고, 나를 한 발짝 성장시키는 책이 아닐까요. 나에게 꼭 맞는 책, 내게 필요한 책을 찾으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과 같은 인문학적 질문이 줄줄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하고, 이렇게 만난 책은 또 다른 책으로 연결되어 나 자신과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되묻게 됩니다.

◆책을 통한 가치 있는 텍스트 읽기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의 표지

독서는 영상 시청에 비해 독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눈으로 활자를 훑는다고 저절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배경지식을 총동원하여 맥락과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사실 영상 시청에서도 텍스트 읽기나 맥락 파악이 필요하기에 광범위한 의미에서는 독서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영상과 범람하는 정보들 사이에서 가치 있는 텍스트를 만나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김지원 지음)은 자칫 책 읽기의 가장 큰 적이 영상으로 보이지만, 영상의 범람으로 인해 오히려 책만이 가지는 효용가치가 두드러진 시대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한다는 착각'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진실한 읽기 경험'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망가진 글의 생태계에서 읽는 맛이 있고, 읽을 가치가 있고, 읽을 수 있는 텍스트에 대한 갈증은 종이책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책이 갖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애씁니다. 이때 책은 어떤 주제에 대해 한 권 분량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또 책에는 작가의 의도와 각오에 해당하는 서문이 있고, 원산지에 해당하는 정보의 출처나 참고문헌이 있습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불쾌한 광고를 마주할 일도 없고,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저자는 인터넷 읽기가 무작정 나쁘다거나 종이책 독서가 무작정 좋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진실하고 좋은 텍스트의 읽기 경험을 종이책에서 더 많이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관한 좋은 텍스트를 찾아낼 안목이 없기 때문으로 봅니다. 그런 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왜 읽는 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일인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며 안타까워합니다.

◆책처방사가 권하는 내게 꼭 맞는 책

'꼭 맞는 책'의 표지

'꼭 맞는 책'(정지혜 지음)은 상담을 통해 손님에게 맞는 책을 처방해 주는 서점을 운영해 온 저자가 쓴 독서법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는 책 추천과 책 처방을 구분 짓습니다. 책 추천이 의사의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약'이라면, 책 처방은 '구체적인 한 사람을 위한 약'에 가깝습니다. 책 처방의 순서는 마치 병원처럼 상담 → 처방 → 복약지도의 세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상담에 앞서 독서 문진표를 작성합니다. 한 달에 몇 권 정도의 책을 읽는지, 자주 읽는 분야와 기피 분야가 있는지, 어려워서 포기한 분야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가 있는지, 다른 사람의 호평에도 나는 별로였던 책이 있는지 등을 물으며 독서 취향과 습관을 파악합니다.

이후 손님에게 처방할 책을 고르는데, 이렇게 책을 처방하기까지 저자가 책을 고르는 나름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면, 나만의 취향이 생길 때까지 적극적으로 실패하며 읽기, 마음에 드는 제목이나 표지·문장·저자·추천사·출판사를 보고 고르기, 책에 대한 엄숙주의를 내려놓고 마음껏 편독하기, 책을 끝까지 읽을지 말지는 3분의 1지점까지 읽고 결정하기 등을 추천합니다.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 맞는 책을 소개하기 때문에 그 책이 나에게도 꼭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며 읽게 됩니다. 책이 다시 책으로 이어지는 독서의 순간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계신가요?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은 어떤 책인가요? 그 책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우리가 고른 책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 불편한 것, 바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바로 우리의 속마음이지요. 저자는 세상에 좋은 책, 나쁜 책은 없다고 말하며, 지금 나에게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만 존재할 뿐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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