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붙고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환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의 이번 조치는 급등세를 보이던 환율 흐름에 경고 신호를 보냄으로써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3일 기자단에 공동으로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당국의 첫 공식 경고 메시지로, 사실상 구두개입에 해당한다.
구두개입은 당국이 보유한 달러를 직접 매매하지 않고, 시장에 '개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전달해 과도한 환율 급등락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번 공동 구두개입은 지난해 4월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선까지 치솟았을 때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메시지 발표 직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7~1,428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전 1,434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미·중 무역협상 교착,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겹쳐 대외 불안 요인이 확산된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모두발언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환율 등 외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올해 안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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