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기계·부품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로봇 산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램프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에스엘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로봇 개 '스팟'(SPOT) 사용되는 주요 부품인 레그 어셈블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3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 부품을 수주한 데 이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에스엘은 로봇을 포함한 신사업 확장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증액하고 있다. 2023년 기준 1천489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천170억원으로 늘었다. 램프 업계 1위 기업이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의 미국 대형차종의 흥행 성공에 따른 실적 개선과 로봇 신사업 진출에 따른 주가 모멘텀을 기대할 시점"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주요 로봇 밸류체인 중 하나로 급부상 중"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월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한 부품사 한국피아이엠도 로봇 분야 진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장 잠재력이 높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는 초정밀 제조 기술인 마이크로 MIM(금속 사출 성형)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세밀한 손가락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테슬라를 비롯한 선두 기업들이 이와 관련한 고성능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는 삼익THK 역시 로봇 사업 확장으로 기대감이 높다. 자체 개발 로봇은 반도체 첨단 공정에 투입될 만큼 정교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산업용 로봇을 넘어 사람과 함께 작업이 가능한 협동로봇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삼익THK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인공지능(AI) 기반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이전해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며, 6축 다관절 로봇 개발에도 착수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 7월 대구시와 HD현대로보틱스, 뉴로메카 등과 함께 휴머노이드 및 AI 첨단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대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글로벌로봇클러스터,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등 산업 생태계 기반을 다졌고, 향후 '인공지능(AI) 로봇 수도'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기계 부품 기업들의 탄탄한 기술력이 로봇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로봇은 이제 열리기 시작한 시장으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신산업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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