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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만원도 못번다더니... 제네시스 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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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충남 당진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인근 주차장에서 자신의 자가용
이달 초 충남 당진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인근 주차장에서 자신의 자가용 '제네시스 GV70'으로 다가가고 있는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국내 금융과 공정거래를 총괄 감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때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를 증언해 줄 한 가맹점주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에게 '저승사자'로 불려온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공동의장을 신청한 것인데 던킨도너츠 점주로 알려진 송 의장에게 던킨도너츠 전개사 SPC와 비알코리아 관련 가맹사업거래 불공정행위 증언을 시키기 위해서다.

송 의장은 프랜차이즈 기업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국회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를 가리지 않고 달려 들며 "은퇴 뒤 프랜차이즈를 차렸는데 월 100만원 벌기도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온 인물이다. "약자의 손을 잡아주는 민주당을 도울 것"이란 취지 발언과 함께 총선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송 의장이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송 의장은 가맹점주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2022년 11월18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2022년 11월18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14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송 의장은 지난 2023년 현대자동차의 최상위 브랜드 제네시스 GV70을 뽑고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GV70은 웬만한 옵션만 넣어도 7천~8천만원까지 하는 고급 승용차량이다.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버는 달이 많았다고 주장해 온 그였다. 송 의장은 지난 6월29일 KBS에 "하루 10시간 넘게 꼬박 일을 해도 손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 100만 원이 채 안 되는 달도 많았다"며 "(프랜차이즈 운영하는 게) 수익이 안 돼요. 아이들도 다 컸고 특별히 이제 학비 들어갈 일은 없거든요. 그러면 이제 살아가면서 (남편과) 둘이 쓸 용돈 그 정도 버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익이 (그만큼) 안 돼요"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엔 "가맹점주들 '노조' 만든다"는 MBC 기사에 인터뷰이로 참여해 "주 60시간씩 일해도 수입은 월 200만 원이 조금 넘는다"며 "눈물이 날 것 같다. 남편이 퇴직을 하면서 시작을 했는데 매출 대비 수익률이 너무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맹계약서는 그냥 노예 계약서다. 모든 것을 다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상은 달랐다. 그는 고급 승용차를 타며 이와 같은 인터뷰를 해온 것이었다. 매일신문은 어찌된 영문인지 듣기 위해 송 의장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그는 취재진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당시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왼쪽이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당시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왼쪽이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연합뉴스

앞서 송 의장은 가맹점주가 아닌 데도 전가협 공동의장으로 활약해 오며 국감 참고인으로까지 신청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정무위는 지난달 29일 증인·참고인 신청을 마감하며 던킨도너츠 당진기시점 가맹점주 자격으로 송 의장을 신청했는데 확인 결과 이곳 점주는 송 의장이 아니라 아들 김모 씨였다. 이곳은 5년 간 '청년 창업' 등의 이유로 50% 세액 감면을 받는 매장이었다.

송 의장은 아들 사업장을 근거로 시민단체 생활을 하며 정치권에까지 손을 뻗고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때 민주당 중앙선대위 산하 국민참여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섰다. 그는 "4년 전 남편 퇴직금으로 도넛 가맹점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은 나지 않고 매번 임대료와 인건비 걱정이 일이었다"며 "그러던 중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만나게 됐다. 모두가 외면할 때 을지로위는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해결책을 모색해 줬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진짜 일꾼의 능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의장과 민주당의 연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종민 무소속 의원이 전가협 충남지부 간담회를 열어주자 감사패로 화답하며 연을 맺었다고 언론에 소개됐다. 그 뒤 그는 민주당 을지로위, 참여연대, 민변과 함께 프랜차이즈 기업을 압박하는 '불쏘시개'가 됐다. "매출 대비 수익률이 너무 적다" "창업할 때 예상 매출액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 가맹계약서는 노예 계약서다" 등의 이유로 아들이 운영하는 던킨도너츠 전개사 SPC 압박에 나섰다.

지난해부턴 연돈 볼카츠 사태에 뛰어들며 더본코리아 압박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가 속한 전가협은 배달비가 너무 비싸다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 운영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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