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한 글자가 몸을 가진 듯 살아 숨 쉰다. 소리는 입술을 지나 공기에 퍼지고, 그 뜻은 단어를 벗어나 오래도록 마음에 번진다.
시조시인 문무학이 열한 번째 시조집 '세종의 처방전'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꾸준히 탐구해온 '한글의 소리와 의미'에 대한 실험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한글의 초성·중성·종성 68개 소리를 각각 하나의 시로 풀어냈다.
저자는 서문에서 "세종의 처방전은 한글의 원리에서 비롯된 시의 실험"이라고 밝히며 문자와 소리를 매개로 인간의 내면과 세상 질서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적 의도를 드러냈다.
실제로 이번 시집은 '첫소리 ㄲ', '가운뎃소리 ㅏ', '끝소리 ㄵ' 등 자모 자체를 제목으로 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한글의 물리적 구조를 시어로 전환해 소리와 기호가 지닌 미세한 감각을 포착하려는 시인의 오랜 시적 탐구가 이어진다.
시집의 후반부에는 '처방 외전 12첩'이 실려 있다. 이 부록에는 시의 배경이 된 사유의 근원, 세종과 한글 창제에 대한 시인의 해석, 그리고 언어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짧은 산문이 포함돼 있다.
세종이 빚은 소리의 세계를 시로 되살린 그의 처방전은 언어의 시작점에서 인간의 마음을 다시 듣게 한다. 11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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