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사태에 대한 현지 당국의 단속 움직임이 이어지자 현지 중국계 범죄조직이 대거 거점을 옮기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수백 명의 조직원들이 범죄단지에서 집단 이탈하는 장면이 잇따라 목격됐으며, 일부는 라오스·미얀마 등 인접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YTN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범죄단지에서 다수의 인원이 장비를 차량에 싣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새벽 시아누크빌에 있는 대규모 웬치(범죄단지)에서는 조직원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승합차가 줄지어 빠져나오고 경비원들이 차량 검문을 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경제는 이날 새벽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 '중국성'에서 조직원들이 대형 버스와 승합차에 컴퓨터와 휴대폰 등 범행 도구를 싣고 집단으로 도피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12일 밤에도 같은 지역 '카이보' 단지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조직원들이 건물 내부 장비를 모두 반출하고 은신처를 옮기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목격됐다.
현지 관계자들은 당국이 조만간 단속할 것이라는 얘기가 웬치 내부에도 돌면서 미리 범죄 등에 쓰인 장비 등을 가지고 피신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달아나거나 캄보디아 내 깊숙한 산악지대 및 외딴섬으로 숨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날 한때 현지에서 최대 범죄 구역으로 꼽힌 '태자(太子) 단지'의 텅빈 내부가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됐다. 정부합동대응팀은 이날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40㎞가량 떨어진 남부 타케오주의 태자 단지 내부를 한국 취재진과 함께 확인했다.
이 단지는 한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금·보이스피싱이 대규모로 자행됐던 지역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여러 국적의 피해자가 이곳에 구금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 현지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이후 지난 6월부터는 현지 경찰과 군인 약 30명이 상주하며 관리 중이다.
태자 단지 내부에는 과거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무실과 500명 넘게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식당 등이 있었다. 사무실에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책상과 의자, 미사용 상태의 생수통 등이 남아 있었으며, 감금 숙소에는 정리되지 않은 이불과 옷가지가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다.
박 본부장이 "이 단지를 어떻게 단속하게 됐냐"고 질문하자, 현지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사기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며 "경찰이 도착했을 때 범죄자들은 이미 도주하고 장비만 남은 상태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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