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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 닥친 '감원 한파'…LG전자發 칼바람, LGD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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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9월 전사 희망퇴직 먼저 단행…LGD, 10월 사무직 뒤이어
"목표달성 어렵다"던 기업들…결국 '인력 감축' 현실로
지역 대표기업 연쇄 구조조정…구미 경제 '부담 가중'

LG디스플레이 구미2·3공장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소형 LCD를 생산하던 이 공장은 2017년 수익성 악화로 가동을 중단했다. 매일신문DB
LG디스플레이 구미2·3공장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소형 LCD를 생산하던 이 공장은 2017년 수익성 악화로 가동을 중단했다. 매일신문DB

경북 구미 제조업에 구조조정 한파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 9월 LG전자가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먼저 단행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 역시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인력 감축에 돌입하면서 지역 경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지역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전자산업 중심지인 구미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감원의 칼을 먼저 빼 든 것은 LG전자였다. LG전자는 지난 9월, TV 사업부를 시작으로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전 사업부로 확대했다. 전사적인 희망퇴직은 2023년 이후 2년 만으로,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원인이 됐다.

한 달 뒤인 10월, LG디스플레이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일부터 2주간 근속 3년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사무직, 올해 상반기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은 추가적인 인력 효율화 조치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기본급 최대 36개월치의 퇴직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 근무하는 4천800여 명(사무식, 생산직 포함) 가운데 실제 희망퇴직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지만,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대기업의 연쇄적인 인력 감축은 구미상공회의소가 20일 발표한 암울한 지역 경기 전망을 그대로 입증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1~12일 지역 제조업체 10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2.7%가 "올해 당초 계획했던 연간 매출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내수시장 침체'(44.1%)를 꼽았다. 또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원자재가 상승'(36.3%)과 '인건비 상승'(24.5%)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고정비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구미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잇단 구조조정 소식에 협력업체는 물론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구미 경제계 한 관계자는 "지역 대표 기업들의 연쇄적인 희망퇴직은 구미 제조업 전반이 겪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단기적인 지원을 넘어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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