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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X발' 욕설 논란 김태규... 후회하냐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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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매일신문 유튜브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

- 방송: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 (월,수,금 13:30~)

- 진행: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최훈민 매일신문 기자

- 대담: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이하 이동재): 요즘 사법부가 참 시끄럽습니다. 건국 이래 볼 수 없던 장면 매일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 가장 이 현실을 잘 설명해 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희귀한 경험을 많이 하신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을 저희가 모셨는데요.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이런 황당한 상황들을 가장 잘 설명해 주실 분이라고 저희가 생각을 해서 어렵게 모시게 됐습니다. 부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하 김태규): 안녕하십니까?

▷이동재: 안녕하십니까?

▷최훈민 매일신문 기자(이하 최훈민): 처음 뵙겠습니다.

▶김태규: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순서가 아마 있는 것 같은데 앞 방송 마지막에 문형배 재판관 얘기를 하시길래 제가 한마디 거들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문 대행은 부산 지역 지역법관입니다. 그리고 저도 부산 지역에서 지역 법관을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뭐 같은 공간에 있었죠. 같이 일을 한 건 아니지만 공간은 같은 부산 법원 안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제가 항상 배석 판사 둘하고 같이 이렇게 식사를 했는데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문 대행이 먼저 타 있었어요. 고등법원이 더 위에 있습니다. 윗층에서 내려오시는데 그때 제가 한참 방송이나 아니면 페이스북을 통해서 김명수 대법원의 편향성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아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그게 언론에서도 많이 화제가 되던 시기였어요. 불편했겠죠. 당연히 불편 안 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걸 이렇게 뒤에서 넌지시 이렇게 칭찬한답시고 "김 부장 너무 그럴 것 없어"라며 "나도 옛날에 그렇게 한번 해봤는데 별거 아니더라. 그럴 거 없다 너무 그렇게 하지 마" 이러더라고요. 근데 제가 그때 어떤 정도의 심리 상태였냐면은 후배들이 저한테 인사도 제대로 안 하던 시절입니다. 그때 굉장한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자 자기 기준으로 저를 편향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사람이 대통령 재판에서는 그렇게 편향적으로 재판 진행을 하는지 나는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는 거죠.

▷이동재: 재판 끝난 후에 오히려 또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있잖아요.

▶김태규: 그러니까요. 사실 재판할 때도 제가 방통위에서 부위원장을 하고 있을 때라 현직 공무원 신분이라서 차마 말을 못하고 있다가 참다 참다 한마디 한 게 재판장이 어떻게 초시계를 가지고 재판을 하냐 이런 생각을 해서 그거 가지고 한번 지적을 했었습니다. 근데 그것 뿐만 아닙니다. 시나리오 갖다 놓고 재판을 했었고요. 재판이라는 게 특별히 시나리오 준비할 게 없습니다. 그리고 재판장은 평생 판사를 한 사람입니다. 그럼 평소 해오듯이 그렇게 재판을 진행하면 되는데 시나리오를 짜서 했고 더 창피한 건 그게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알려주는 게 나는 그게 더 창피한 일이다 싶거든요. 그런 식으로 재판을 하면서 자기가 마치 공정한 듯이 얘기를 했는데 저는 세기의 편파적인 재판이라고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분이 재판 잘했다고 나와서 저렇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로서는 여전히 화가 나죠.

▷최훈민: 요즘 문 전 대행이 방송 출연을 진짜 많이 하시더라고요. 개업을 하셔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김태규: 모르겠습니다. 대개 보면 고위 법관은 나오면 바로 등록을 잘 안 하고 한 1년 정도 쉬거든요. 그래서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업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동재: 구속 취소를 놓고 뭐 어떻게 그런 결정이 있을 수가 있냐 엊그제는 뭐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태규: 어떻게 그런 탄핵 결정이 있을 수가 있죠? 지금 사후적으로 영상도 나오고 하지 않습니까? 미국 민주주의 250년 역사에서도 물론 논의된 적은 있고 시도된 적은 있지만 탄핵이 성공한 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 나라는 불과 70여 년 사법 역사에서 그것도 10년 안에 지금 대통령 둘을 날렸습니다. 대통령을 두 번이나 잡아먹는 기관을 놔둬서 되겠습니까? 저는 그런 의미에서도 헌법재판소는 굉장히 존재 자체도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소장 대행을 하고 나왔으면 그냥 조용히 함구하고 계시는 게 사리에 맞고 사람의 도리다,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동재: 요즘 이른바 사법 개혁을 한다고 하고 있잖아요. 대법관 26명으로 증원한다, 4심 헌법소원 도입한다, 법관 평가제 법관과 추천위원회 구성 변화한다 등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바꾼다고 하는데 일반 국민이 느끼기에는 "내 인생 뭐가 얼마나 달라지겠어?" 하다가 제도가 싹 바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김태규: 이렇게 나열한 것만 해도 항목이 굉장히 많죠. 하나하나가 굉장히 치명적이고 헌법 위반이 될 수 있는 내용인데 그걸 그냥 시리즈로 쫙 다 풉니다. 동기는 하나뿐입니다. 이재명 일병 구하기. 오로지 한 명을 위해서 국가 시스템을 이렇게까지 무자비하게 바꾸는 게 상식에 부합한가요? 하나하나 지금 무너뜨리고 있거든요. 결국에는 왜 무너뜨립니까? 이재명에게 유리한 법관 구성을 만들기 위해서 아무리 좋은 미사어구를 갖다 붙여도 누구든지 압니다. 이거는 누구든지 딱 보면 "아 저거 이재명 구하려고 그러는구나" 바로 보이죠. 가린다고 가려지겠습니까? 근데 그 과정 속에서 법원은 완전히 배제돼 있죠. 법원도 지금 흥분하지 않는 게 저는 이상합니다. 당연히 흥분을 해야죠. 지금 밖에 있는 제가 봐도 흥분이 되고 대한민국이, 사법부가 끝장이 나겠다 싶은데 판사들이 흥분을 안 합니다. 그게 더 오히려 지금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죠.

▷최훈민: 일단 자기소개부터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태규: 저는 7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한 1년 정도 했고요. 그 이전에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정무직으로 일한 게 한 2년9개월 정도 했었고요. 그 전엔 잠시 변호사를 했고 그 이전에는 법원 판사로 근무를 했습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한 적도 있습니다. 판사로 근무할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문재인 정부 때였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있었죠. 김명수 대법원장이 엘리트 법관 찍어내기를 했죠. 사법 파동이 있었죠. 법관들이 법관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자 아니면 컴퓨터를 열어보자 막 이런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너무 격분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컴퓨터를 본다는 건 강제적으로 조사를 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러면 강제 수사인데 강제 조사 기본은 영장주의고 그거는 수백 년 된 전통입니다. 영장이 있어야지 강제적으로 뭔가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건 상식에 가깝거든요. 근데 판사들이 판사 컴퓨터를 보자는데 그냥 보자고 그럽니다. 제가 당사자도, 조사 대상자도 아닌데 너무 화가 나 가지고 몇 날 며칠 잠을 못 잤습니다. 한 사나흘을 잠을 못 자니까 사람이 이게 약간 뇌가 이상해지고 그래서 글을 썼습니다. "판사가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이렇게 사법부가 망가질 수도 없다. 정치가 법원을 뒤덮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써서 출근하는 새해 첫날에 올렸는데 올리고 나서 괜히 올렸나 싶었습니다. 평생 그런 글을 올려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바로 언론에서 집중 조명 되고 법관들 거의 대부분이 봐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 덜컥 겁이 났습니다. 평생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으니...

▷최훈민: 그때 약간 도파민도 나오고 재미를 약간 느끼신 것 아닙니까?

▶김태규: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 앉아 있게 된 겁니다. 그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이랑 계속 각을 세우고 권익위에 가서는 전현희 위원장을 계속 견제하면서 다퉈가고 방통위에선 민주당 국회의원을 상대로 저항을 했죠. 방통위에서 너무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 직원이 국회에 가서 쓰러졌던 일이 있었죠. 두 번 쓰러졌습니다. 우리 직원의 35%가 한 101명 정도 되는데 심리 상담을 신청을 했어요. 민주당 의원이 몰아붙이면 일반 공무원들 입장에선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지고 공포에 빠집니다. 국회에 가서 보시면 장·차관도 국회의원한테는 말도 제대로 못하잖아요. 그냥 고분고분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 장·차관 밑에 있는 직원들 입장을 한번 생각을 해 보십시오. 장·차관은 국회의원이 잡지만 국회의원 보좌진은 우리 직원들을 가만히 안 놔두거든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일부 과장이나 고위급 간부는 국회에 똑같이 끌려갑니다. 거기서 이런저런 수모를 당하니까 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죠. 그래서 이미 한 번 직원이 실신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 제가 국회 간 날에도 아주 난리가 있었습니다. 저한테 '흑역사'이긴 한데 우리 직원이 또 쓰러졌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한 번 당한 경험이 있는데 또 쓰러졌다고 그러니까 순간 사람이 이성을 잃지 않겠습니까? 딱 갔는데 진짜 사람이 쓰러져 있었어요. 그래서 그 순간 이제 제가 화가 났죠. 시야가 확 좁아져 버린 겁니다. 주변에 국회의원이 있었는데 시야가 확 좁아지니까 그게 눈에 안 보인 거죠. 그래서 '저렴한 발언'이 나갔죠. 순간적으로 혼잣말인데 그게 나와버린 거예요. 흥분된 상태라서 심리적 통제가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민주당이 이제 건수 잡은 거지. 저 보고 "역대 정무직 장차관급 공무원 중 너 같은 녀석은 처음 본다"면서 막 몰아붙이고 그 와중에 나온 게 "법관 주제에"라는 게 나온겁니다.

▷최훈민: 안타까운 게 그때 딱 워딩 한 방 치셨으면 끝났을 것 같은데요. "내 직원이 가장 소중하다" 이거 딱 하나 나갔으면 민주당 그냥 다 부들부들했을 텐데요.

▶김태규: 순간적으로 아주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판단을 해야 되는데 그 순간 너무 화가나서... 국회 일정이 시작되면 거의 잠을 못 자고 갑니다. 그런 생활이 거의 반복이 되거든요. 반복이 되면 지칩니다.

▷최훈민: 궁금한데 아까 그 방통위 직원 쓰러졌을 때 '저렴한 발언'을 후회하시나요?

▶김태규: 후회하죠.

▷최훈민: 왜요?

▶김태규: 제가 컨트롤은 최대한 하는데 그때는 너무 격분해서... 사실 정회 중이었고 아마 정회 중이 아니었으면 제가 안 했을 겁니다. 정회 중이었고 정회 중이면 대개는 공식 카메라는 다 꺼지거든요.

▷최훈민: '저렴한 발언'이라는 게 '씨x'이란 단어 맞죠? 후회 보다 차라리 '씨x 아저씨'로 밀고 가시면 안 되나요? 사람들이 "김태규는 민주당에게 씨x이라고 외치는 사람이야"라는 인식을 주는 거죠.

▷이동재: 저도 어느 정도 최훈민 기자한테 동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정치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법관들이 지금 다 가만히 있어? 아무 얘기도 못해? 정말 답답한 세상에서 욕했었던 게 나다" 그런 거죠.

▷최훈민: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부위원장님을 가리켜 "아 저 사람은 드디어 진짜 '마음의 법복'을 내려 놨구나"라고 하지 않을까요. 보이지 않는 품위를 지키려는 그 경계선이 진영 차원에서는 힘들 때가 되게 많습니다.

▶김태규: 무슨 말인지 압니다.

▷최훈민: We go high 같은 말을 많이 하는데

▷이동재: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높게 간다.

▷최훈민: 근데 사람들이 선거에서 누군갈 뽑는 이유는 고공 폭격하라는 거지 위에서 걸어다니라는 게 아니거든요. 최근 부위원장님이 정치를 하려고 하신다는 지라시가 국회에 돌았습니다. 부위원장님은 법조인 출신인데 사람들은 국민의힘이 망한 이유에 대해 "마음의 법복을 못 벗은 법조인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태규: 제가 예전에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울산 지역 대표로 갔었거든요. 전국법관대표회의 가면 한 120명 있는데 판사들끼리 하는 짓을 보고 "이 자들은 이제 더 이상 판사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판사들이 서로 정족수 맞추려고 누군갈 부르기도 하고 판사가 수시로 회의에서 특정 법관을 탄핵시켜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등 정치적인 얘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니까 '얘들은 더 이상 법관이 아니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때 마음의 법복을 내려놨습니다. 내려놓고 나서 저는 "법원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습니다. 적어도 법원 인선이 제대로 이뤄지고 법원 역할을 좀 더 중립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부분이 참 아쉽고 미흡합니다. 그런데 법원 스스로도 그런 노력을 안 했습니다. 이번에 법사위원이 대법원 법대 위로 올라간 사진을 보면 흥분이 안 되십니까? 저는 그걸 서부지법 사태하고 비유를 했었어요. 김건희 여사가 왕좌에 올라갔다 는 논란 있었죠? 살아 있는 사법부 권력을 유린하기 위해 법대에 올라가서 저렇게 하는 건 괜찮고 물론 부적절하지만 이미 끝난 조선 왕조 왕좌 위에 잠시 기념 삼아 한번 앉았다고 별 희한한 표현을 들면서 무슨 모욕이니 국가 모욕이니 그런 얘길 하는 게 이해 안 됩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법사위 소속 여당 국회의원이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검증 과정에서 대법원 대법정 법대를 살펴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법사위 소속 여당 국회의원이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검증 과정에서 대법원 대법정 법대를 살펴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법부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이동재: 요즘 사법부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요즘 제 주변에 법조인은 판사가 어떤 연구회 소속인가부터 보는 것 같더라고요.

▶김태규: 지금 법원이 굉장히 많이 유린되고 있죠. 유린되면은 결국 그 직접적인 당사자는 법관입니다. 그런데 법관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애를 안 쓰죠. 그리고 애를 쓸 때도 굉장히 편중돼서 애를 씁니다. 예전에 신영철 대법관이 세월호 사건 좀 빨리 재판하라 그랬다가 재판권 침해라고 난리가 나서 사법 파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법대 위에 올라가고 법원 의중 무시하고 대법관 수를 마음대로 만들고 새로운 제도 도입하겠다, 대법원을 빼고 얘기를 하겠다 해도 조용합니다.

▷최훈민: 왜 그러는 거예요? 저번에 장동혁 대표한테도 여쭤봤는데 판사 정도 되는 사람들이면 자존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직업 윤리라든가. 근데 왜 이렇게 다들 망한 거예요?

▶김태규: 사실 자존감이나 윤리의식은 다소 추상적이고 개인적인 명분이죠. 제가 좀 저렴하게 한번 가볼게요. 판사라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굉장히 인정 받는 직업이에요. 인정 받는 직업을 위해서 죽으라고 공부를 하는데 좀 심하게 공부를 해야 됩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한테 굉장히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 인생이나 형제 인생을 좀 포기 시키면서 자기는 그 길을 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이기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이고 본질적으로 자기 안위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사람입니다 . 근데 책을 통해서 배우는 학습 내용은 대의 명분을 얘기하죠. 판사가 언제 흥분하는 줄 아세요? 판결이 잘못됐을 때? 물론 흥분하죠. 근데 언제 더 흥분하냐면 "내 인사가 잘못됐을 때." 내가 서울 쪽 법원으로 갈 순서가 됐는데 다른 쪽으로 갔다? 못 참습니다.

▷최훈민: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거예요?

▶김태규: 옛날 원래부터 그렇습니다. 물론 법원주의자도 가끔 있습니다. 그렇게 법원을 높게 평가하려면 법관 스스로가 당당해져야 됩니다.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은 이승만 대통령하고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이의가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했습니다. 그게 대한민국의 모습이었습니다. 대법원장이 대통령한테 당당하게 말을 하고 대통령이 그거 가지고 어떻게 하지 못하는. 그렇게 해야지 정상적인 국가입니다.

▷최훈민: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저 같은 일반 사람은 판사라는 사람들을 엘리트 중 엘리트로 보고 존경도 받는 직업이니 자존감이 높아야 하는데 왜 인사에 왔다 갔다 하고 이렇게 굽실굽실하고 사나요?

▶김태규: 저쪽은 뭔가 떠들고 하면 검사장도 되고 뭐 이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오히려 저쪽은 더 당당하고 더 세게 나오고 마치 더 양심적인 것처럼 포장을 하지 않습니까? 조금 더 당당하게 이성으로 가지고 자신의 욕구를 좀 누를 줄 알아야 됩니다.

▷최훈민: 왜 정치를 하고 싶으세요?

▶김태규: 제가 아까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 제가 잠 못 자던 때 저는 제 나름대로는 싸움이 시작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한 8년 전쯤인데 그러고 나서 계속 에스컬레이팅됐습니다. 작용과 반작용이 계속 오가니까 글을 썼고 그거 가지고 안 되니까 법관대표회의에 나가고 법관대표회의 나가도 안 되니까 책을 쓰고 책을 써서도 안 되니까 나와서 떠들기 시작했고 칼럼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권익위로 가게 됐고요. 모든 게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원하는 싸움은 끝나지 않은 겁니다.

▷최훈민: 원하는 상태가 뭐예요?

▶김태규: 김병로 대법관 시절 얘기를 해보면요, 민주주의를 한 지 채 몇 년도 안 됐을 때입니다. 채 10년이나 지났을까 하는 그 시절에도 대법원은 저렇게 위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 70년 이상을 했다는데 "그까짓 법관 그게 뭐라고"란 소리가 여당 대표 입에서 나옵니다. 법사위에서 나옵니다. 이게 후퇴 아닙니까?

▷최훈민: 후퇴가 아니라 거의 절멸됐다고 보는 게 맞죠.

▶김태규: 적어도 김병로 때로 바꿔놔야 될 거 아닙니까? 저는 그걸 위해 계속 싸워 갔는데 싸움이 중간에 뚝 끊겨버렸습니다. 저는 그만두겠다고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싸움은 계속 이어가야 되겠고 정치를 해서라도 이 싸움을 계속해야 된다는 거죠.

▷최훈민: 평소에 "이 사람 정도면 대통령 해도 우리나라 잘 굴러가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개인적으로 있으십니까? 만약 부위원장님께서 먼훗날 법사위원장이 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분이 만약 1심에서 유죄가 나올 때쯤 부위원장님께 전화를 해서 "야 이거 판사한테 얘기 좀 잘해줘"라고 하면 뭐라고 하실 거예요?

▶김태규: 예의는 갖추겠지만 결국 거절하지 않겠습니까?

▷최훈민: 김병로가 했던 것처럼 "항소하세요"라고 할 수 있으시겠어요?

▶김태규: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국회에서 저보고 내란죄 인정하라고 수도 없이 윽박질렀습니다. 사과하라고 수도 없이 윽박질렀습니다. 저는 절대 안 했습니다. 그 정도 뭐 외압을 무서워하거나 그렇게 살진 않습니다.

▷이동재: 마지막으로 저희 시청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 울산 남구 쪽에 지망하신 거 아니에요?

▷최훈민: 거긴 현직 국회의원이 조금 힘든 곳이라 상처 받으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김태규: 김상욱 의원이 신의를 저버렸죠. 저는 김상욱이 피켓 들고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칠 때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2명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사직서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저는 신의를 지켰습니다. 김상욱이 안 지킨 신의, 제가 지켰으니 상쇄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동재: 알겠습니다. 저희 지금까지 김태규 부위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금요비대위 준비한 내용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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