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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우리 모두, 안녕히 주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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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동안 뇌는 낮 동안 얻은 새로운 정보 장기 기억 저장
입면 직후 유지되는 가장 깊은 수면 상태 '황금의 90분' 중요

수면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수면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잠은 죽어서 자라'는 말이 성공의 비결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잠을 줄여 노력하는 것은 성실함의 증거였고, 밤을 새워 무언가를 했다는 사실은 열정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수면연구학회가 2025년 '수면의 날'을 맞이하여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곤함에 그치지 않고 신체와 정신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이며 업무 능력까지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지금, 잠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될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 잠, 잃어버린 '만능 치료제'의 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표지

치매 초기 노인의 뇌파를 조사하던 매슈 워커 교수는 잠자는 동안 측정한 뇌파를 통해 환자에게 발생할 치매의 유형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수면 연구에 전념하게 된 그는 저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면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에 따르면, 잠은 단순히 깨어 있는 시간의 피로를 푸는 '휴식'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최적화하는 '만능 치료제'와 같습니다. 수면 시간이 짧아질수록 수명도 짧아진다는 것이지요. 잠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인지 능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암, 치매, 심장 마비, 당뇨병 등 심각한 질병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저자는 이것을 '느린 형태의 자기 안락사'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은 많은 것을 회복시키고 치료합니다. 잠자는 동안 뇌는 낮 동안 얻은 새로운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해 학습 능력을 유지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입니다. 또 렘수면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하기도 하지요. 감정 회로를 재조정하여 낮 동안 쌓인 감정적인 상처를 치유하고 불안과 우울감을 완화하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도 잠은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여 암세포와 싸우는 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을 청소합니다. 동시에 식욕 조절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 비만과 당뇨 위험을 낮춥니다. 말 그대로 '잠이 보약'인 셈입니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을 잘 자는 것이 깨어 있는 나머지 3분의 2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길입니다.

◆ 황금의 90분, 잘 자는 기술을 배우다

'왜 못 잘까'의 표지

매슈 워커가 '왜 잠을 자야 하는가'를 강조했다면 스탠퍼드대학교 수면 연구소장인 니시노 세이지는 저서 '왜 못 잘까'를 통해 '어떻게 잘 잘 수 있는가'에 집중합니다.

저자는 잠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며 그 핵심이 바로 수면 초반 '황금의 90분'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수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연구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합니다. 잠을 자다가 자주 깨어나는 사람,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 이전에 비해 잠이 줄었다고 걱정하는 사람 등 각자가 가진 고민은 다양합니다. 모두의 생활 방식과 건강 상태, 노화 정도가 다르기에 수면의 방식도 똑같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황금의 90분입니다. 황금의 90분이란, 입면 직후 약 90분간 유지되는 가장 깊은 수면 상태를 말합니다. 이 시간 동안 뇌와 몸은 본격적으로 회복 작업에 들어갑니다. 기억을 정리하고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며, 호르몬 균형을 맞추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가장 중요한 생리 현상이 바로 이때 일어납니다. 저자는 이 황금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체온 조절'을 제시합니다. 잠들기 90~120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해 피부 온도를 올리고, 자기 직전에는 찬물을 마셔 심부 온도를 낮추면 뇌가 숙면의 신호를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정한 수면 리듬 유지, 빛과 체온 조절 등을 더한다면 누구나 숙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 밤, 우리의 뇌와 몸은 다음 날을 위한 대대적인 리셋 작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충분하고 질 좋은 잠을 확보하는 것은 오늘과 내일의 삶을 활력 있게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자기 관리입니다. 이제 더 이상 잠을 희생하지 마세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누군가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묻는다면 "네, 최고로 잘 잤습니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수면이야말로 오늘을 버티게 하고 내일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성공의 비결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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