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제작된 항일의병대장 운강 이강년(1858~1908) 선생 추모비가 55년 만에 땅속에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유림단체인 유도회 서정언(84) 회장은 지난 26일 "이강년 선생의 묘소가 있는 화북면 입석리 인근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박정희 대통령의 명에 의해 1970년 세워진 추모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추모비는 높이 약 1.6m, 폭 40cm 크기로, 비문 앞면에는 '창의대장 운강 이선생지묘(倡義大將 雲岡 李先生之墓)'라고 새겨져 있다.
옆면과 뒷면에는 이 선생의 항일의병 활동과 함께 '1970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의 명에 의하여 상주군수 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서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추모비가 후손들에 의해 땅속에 묻혔다는 이야기가 50년 넘게 지역에 전해져 왔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묘소 옆을 파봤는데, 실제로 비석이 나와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을 계기로 1896년 문경·상주 지역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1907년 정미의병 당시 고종의 비밀칙령을 받아 도창의대장으로 추대돼 문경, 강원, 안동, 봉화 등지에서 일본군에 맞서 큰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08년 7월 충북 제천 작성전투에서 체포돼 그해 10월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선생의 시신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주 화북 유림들이 목숨을 걸고 수습해 제천에 임시 매장했다가 1910년 현재의 상주 화북면 입석리 묘소로 옮겨 안장했다.
이후 지역 유림들은 선생을 정신적 지주로 모시며 115년째 대를 이어 묘소를 관리하고 있다.
1962년 정부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으며 문경 출신인 그는 현재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기념관과 사당, 생가가 보존돼 있다.
주민들은 "당시 화북 유림이 선생의 시신을 수습했다면, 이번에는 유림 후손들이 대통령의 추모비를 다시 세운 셈이라 더욱 뜻깊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당시 어떤 이유로 대통령 비석을 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박 대통령도 인정한 선생의 호국정신 등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강년 선생 묘소 인근에 선생을 비롯한 14분의 광복의사를 기리는 '광복사' 건립이 진행 중"이라며 "선생 후손들의 추모비가 이미 묘소에 있는 만큼, 이번에 발견된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비는 상주시와 협의해 광복사에 옮겨 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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