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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동의 없이 마음대로"…은행, 자의적 사유로 서비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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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타 필요시' 등 추상적 약관 60개 조항 적발

서울 시내의 ATM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ATM 모습. 연합뉴스

국내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이 모호하거나 자의적인 사유를 들어 고객 서비스를 마음대로 중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같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사유를 적용해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끊은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은행·상호저축은행의 약관을 심사한 결과 총 60개 약관 조항이 고객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으로 은행이 서비스를 자의적으로 변경하거나 중단·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꼽았다. 실제 A 은행은 외환계약거래에서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같이 추상적인 사유를 적용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는 고객에게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안의 중대성과 관련 없이 개별 통지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었다. B 은행은 예금 우대서비스 내용 변경을 은행영업점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했다. 결국 고객이 변경 내용을 제때 알지 못해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조항이다.

C 은행은 외환계약을 종료할 때 환율을 '은행이 합리적으로 결정한다'는 조항을 외환거래약정서에 썼다가 적발됐다. 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이어서 한쪽이 임의로 결정하거나 변경하면 안 되는 사항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D 은행은 통신기기·회선·전산시스템 장애 등으로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할 때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적용해 오다 적발됐다. 은행에 책임이 있는데도 부당하게 면책하는 조항으로 봤다.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한 예금 해지를 제한하는 조항도 시정해야 한다고 봤다. E 은행은 통장 특약에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한 해지는 비대면으로 신규 개설한 계좌 중 거래가 없으며 잔액이 0원인 계좌에 한해 가능하다'고 했다가 문제가 됐다.

은행법상 금융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정위의 시정요청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현재 심사 중인 여신전문금융과 금융투자 등 분야에서의 불공정 약관도 연내 신속하게 시정 요청을 할 것"이라며 "금융업계의 불공정 약관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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