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낮 12시 30분쯤 경주APEC CEO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시 황성동 경주예술의전당은 K문화에 흠뻑 취한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경북도가 야심 차게 준비한 5韓 체험 관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 기업 경영인들로 붐볐고, 한식과 한국 전통차, 한옥, 음악, 놀이 등을 즐기는 경영인들은 연신 '베리굿, 뷰티풀'을 외쳤다. 전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술의전당 방문 일정으로 체험객이 없었다가, 보문으로 떠나고 난 뒤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고 한 자원봉사자는 전했다.
5韓(한) 체험관은 경주예술의전당 공터에 대형 에어돔 형태도 만들어져 있었다. 5한은 한식, 한글, 한지, 한복, 한옥 등 5개 한국 문화이다. 체험 부스는 야외에 한옥 대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간 뒤 갖가지 체험 부스를 지나 에어돔으로 들어가는 식의 구조로 구성돼 있었다. 에어돔으로 가는 길이 마치 집처럼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의도한 듯했다.
이 공간은 대문 안쪽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가야금을 타고 있었고, 가운데에는 제기차기, 사방치기 등 전통놀이 기구를 하는 외국인들이 보였다.
잡채, 비빔밥, 부각 등 한식을 알리는 부스를 지나면 K뷰티 화장품 부스, 한국의 전통미술 전시·체험 부스가 손님을 맞았다.
특히나 인기를 끈 곳은 단연 한복 체험 부스였다. 이 부스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인기를 반영하는 듯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최 측은 한복 입은 모습을 360도로 찍을 수 있는 장치도 설치해 체험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남성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로 케데헌 남성 아이돌그룹 사자보이즈의 포즈를 따라 하는 이들도 많다고 부스 근무자가 귀띔 했다.
이 부스 자원봉사자인 서예림 씨는 "어렸을 적 외국인들을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보다 확실히 높아졌다"며 "이렇게 중요한 때에 한복을 알리는 봉사를 한다는 것에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당 가장 안쪽 에어돔에는 한국 전통 음악이 귀를, 전통 다과가 눈과 코를 자극했다. 대갓집 안방을 재현해 놓은 부스도 큰 인기였다. 이곳에는 미리 섭외한 배우가 한복을 입고 부채질을 하다가 체험객이 나타나면 같이 사진을 찍거나 또는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배우 김동현 씨는 "경영인들이 한번 몰릴 때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쏟아져 들어와 사진을 찍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며 "일정이 끝나면 녹초가 되긴 하지만 부스에선 프로 정신으로 한국의 멋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에어돔에선 '아리랑'이 전통 악기로 연주됐다. 중국 한 기업 대표는 "아리랑은 매우 아름다운 곡이다. 한복과 한옥, 한글 등 한국의 문화는 매우 아름답고 멋지다"라며 "CEO서밋 일정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지만 이렇게 경험 헐 수 있어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경주예술의전당 말고도 경북도의 5한 체험관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단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인근에 자그맣게 설치돼 있다. 체험관은 경주엑스포공원 내 경제전시장(K-BUSINESS SQUARE) 야외 라운지에 있으며, 음악공연 등도 준비돼 있다.
경주엑스포공원 안쪽 야외공연장에는 5한에는 끼이지 못했지만, 한의원 체험 부스도 따로 차려져 방문객을 맞고 있다. 스포츠한의학회 한의사 2명, 경주시한의사협회 한의사 1명 등 3명이 APEC 기간 진료를 본다. 케데헌 성우 역할을 한 배우가 서울에서 다니는 한의원 한의사도 현재 근무 중이다.
장세인 한의사는 "정상회담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접근성이 아쉽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체험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피곤하고 지친 각국 정상 수행원들과 APEC 스텝 등이 이곳을 많이 찾아 치료받고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54.3%로 소폭 하락…전재수 '통일교 의혹' 영향?
장동혁 대표 체제 힘 실은 TK 의원들
李대통령 "내가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첩…과거 朴정부도 현금지원했다"
'국비 0원' TK신공항, 영호남 연대로 뚫는다…광주 軍공항 이전 TF 17일 회의
버스 타곤 못 가는 대구 유일 '국보'…주민들 "급행버스 경유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