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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아침-홍형식] 대구는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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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매일신문이 2022년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한 창간 조사(7월 3~4일, 한길리서치)에서 새로 출범하는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대기업 투자유치가 46.2%였다. 다음 순위는 취수원 이전 등 맑은 물 공급 16.8%,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국비 건설 10.7% 순이었다.

당시 홍준표가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많은 비판과 우려가 있었다. 그의 출마가 정치적으로밖에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정치를 한 적이 없고 대선까지 출마한 인물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말이 안 되었다. 이에 대해 홍준표는 정면 돌파했다. 속내를 숨기지 않고 대구시장 한 번만 하고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판을 잠재웠다.

비판은 잠재웠어도 우려는 남았다. 대구시장이라는 자리가 홍준표의 대선 발판이 되면, 대구시는 행정이 아니라 정치의 논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도 홍준표는 힘 있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대구 난제들을 화끈하게 밀어붙여 해결할 수 있다는 이미지로 대응했다.

그러면 홍준표 시장의 임기는 어떠했는가? 임기 초에는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2순위 과제였던 취수원 문제는 경북도 내 체급이 낮은 남 동네 지자체에 고압적으로 밀어붙이다 안 되니, 대체 취수 지자체들을 찾았지만 더 큰 논란만 남긴 채 원점으로 되돌아가 있다.

3순위 통합신공항 문제는 공항 이전의 법적 근거는 만들어졌지만 예산 문제는 요원하다. 대구시민은 한때 보수당 대표에 대선에 출마했을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시장이기에 힘이 있어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주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움직일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그 반대였다.

마지막으로 1순위 과제였던 대기업 투자유치는 아예 없었다.

이렇게 정치 시장 임기 3년을 보내면서 현재 대구의 상황은 처참해졌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홍준표 시장 임기가 시작되던 2022년 대구시 1인당 소득은 23,425,000원으로 8개 광역시 중에서 꼴찌였으며, 광역시 평균(25,502,000원) 보다 2,077,000원 적었다. 전국 평균(24,971,000원) 보다 1,546,000원 적었다.

임기 2년 째인 2023년은 23,760,000원으로 8개 광역시 평균(25,973,000원) 보다는 2,213,000원, 전국 평균(25,536,000원) 보다 1,776.000원 적어 8개 광역시 중에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8개 광역시 2022년 평균 격차도 2,077,000원에서 2023년 2,213,000원으로 더 커졌고, 전국 기준으로도 2022년 평균차가 1,546,000원에서 2023년 1,776,000원으로 더 커졌다. 한마디로 대구시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다.

다음 대구시장을 뽑는 내년 지방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다음 대구시장 선거는 4년 전과 다를 것인가? 현재의 분위기는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구는 보수의 텃밭이다. 현재 보수의 문제는 철학의 빈곤과 전략 부재다. 그래서 4년 전의 재판(再版)이 되어 윤석열에 기댄 '윤 어게인' 판이 될 수 있다.

윤석열이 대구를 살릴 정치를 했던가? 윤석열이 대구에 애정이라도 있기는 했었던가? 대구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와 보수를 살리는 정치를 했던가?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이다.아직 대구시장 선거가 7개월 남아있다. 정치 외곽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며 대구시장 선거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 놀이터로 만들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의 놀이터가 되면 수구 보수꾼 장사의 이윤 만큼 대구는 더욱 가난해진다. 그들은 새로운 가치와 철학에 좌파 척결 구호로 벽을 쌓고, 변화를 기득권으로 막고, 잘못된 모든 결과에 남 탓을 한다. 개혁과 혁신, 대구시 발전에 대한 장기 비전과 전략이 없다. 오직 정치 과잉과 정치 왜곡, 선동에 의존한다. 이렇게 대구가 계속 가난해지는 것을 두고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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