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당장이라도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듯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7일 국회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인데 현직 총리가 이렇게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중국이 대일 관계를 강경 일변도 자세로 고쳐 잡은 배경으로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결부해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지만 중국과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들렸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이 발언을 내정 간섭으로 해석한 것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을 뭉갰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게 일본 언론의 시각이다.
실제로 중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X(엑스·옛 트위터)에 "'대만 유사가 일본 유사'라는 건 일본의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들이민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도 올렸다가 지웠다. 자국민 일본 방문 자제 카드에서도 격분이 드러났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관련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는 게 일본 주류 언론의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보수층 지지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일 관계 갈등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입장차가 있는 만큼 양국 간 중층적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주 APEC 정상회담에서 중일 관계는 유화모드로 마무리된 듯했다. 중국은 이달 3일 한국·일본 등에 대한 무비자 조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5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이후 금지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2년여 만에 재개했다. 불과 2주 전 있었던 일이다.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갈등의 중심에 대만 문제가 있다는 점을 꼽으며 최악의 경우 장기간 갈등 양상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이 더 강경한 조처를 단행한다면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라 불린 2012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관계 악화가 재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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