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시기잖아요. 비싸도 보내야 안심이 돼요"
다음 달 겨울방학 시작을 앞두고 지역 학원가의 '윈터스쿨' 열기가 뜨겁다. 이미 등록 정원이 가득 차 대기해야 하는 학원도 속출하고 있다.
윈터스쿨은 12월 말 또는 1월 초 개강해 2월까지 8주간 진행하는 집중 학습 프로그램이다. 예비 고1~고3을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규 수업·자습이 이어지는 전일제 형태로 운영된다. 학생의 내신·모의고사 성적 등을 기준으로 의대반·SKY반 등 여러 그룹으로 나뉜다.
예비 고1은 내신 대비 선행수업을, 고2는 내신과 수능, 고3은 수능을 대비한 강좌들을 수강하고 수업이 없는 시간엔 독서실에서 자습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담임 강사가 1대 1 멘토링을 통해 과목별 공부 계획 수립, 학습 내용 점검 등을 지원하고, 대입 전형 관련 특강 및 설명회도 열린다.
대구 수성구 학원가의 통학형 윈터스쿨 비용은 강의, 자습실, 교재비, 식대, 셔틀버스 등을 포함해 매달 200만원 선이다. 사교육 중심지인 강남 대치동이나 경기 지역의 기숙형 윈터스쿨은 300~400만원(숙박 포함)에 달한다.
비싼 학원비에도 수험생들의 수요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약 800~900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지역 학원들은 대부분 이미 등록이 마감됐고 일부 자리만 남아있다.
예비 고2 학부모인 정모(48)씨는 "며칠 전 등록하려고 전화했는데 이미 마감됐다며 대기번호 20번을 받았다"며 "주변에서 원하는 학원 윈터스쿨에 등록하려면 여름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울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명문대 출신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다른 지역에서도 수성구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
범어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은 "창원에서 올라온 학부모와 학생이 학원에 등록한 뒤 오피스텔 2개월 계약을 했다"며 "이 시기가 되면 단기 매물 문의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 한 학원 관계자도 "경주, 포항, 구미, 울산, 창녕 등 다양한 지역에서 윈터스쿨을 수강하러 온다"며 "학원 주변에 원룸촌이 있어서 보통 재수생들이 빠진 방에 들어간다"고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단기간 집중 학습으로 성적을 올리고 관리형 독서실을 통해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준다는 면에서 도움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역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다른 애들 열심히 하는 거 보고 각성해서 다음 학기 전교 1등했다", "아들이 산만한 편이라 엉덩이 힘 기르는 데 좋았다", "돈은 좀 비싸지만 학습 습관이 많이 개선됐고 선행학습 효과도 봤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2028년부터 통합형 수능으로 바뀌는 대입 제도도 이같은 사교육 시장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의 한 고3 학생은 "대입 제도가 바뀌면 재수가 불리해지기 때문에 내년에 무조건 대학에 가야 한다"며 "조급한 마음에 부모님을 설득해 이번에 윈터스쿨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일제 사교육 프로그램이 모든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학생은 원하지 않는 데 부모가 억지로 보내면 돈만 낭비하고 학생은 학생대로 하루 종일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각자의 성향에 맞는 공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 공교육 기관에서도 윈터스쿨에 상응할 정도의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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