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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계산기 대신 반찬통 들었다"…구미세무서 직원들의 따뜻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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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이어진 인연…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행복 배달부' 변신
관내 장애인 35가구 직접 방문해 안부 묻고 말동무 자처
성병모 서장 "본연의 역할 넘어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 만들 것"

구미세무서 직원이 재가장애인에게 밑반찬을 배달하며
구미세무서 직원이 재가장애인에게 밑반찬을 배달하며 '동행 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구미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딱딱한 세무 행정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이웃을 위해 반찬통을 든 공무원들이 있다. 구미세무서 직원들이 관내 장애인 가정을 찾아 온기를 전하는 '행복 배달부'로 변신해 지역사회의 눈길을 끈다.

구미세무서(서장 성병모)는 구미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김휴진)과 손잡고 매달 둘째·넷째 주 화요일마다 관내 재가장애인 35가정을 방문해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거동이 불편한 이웃의 안부를 살피고 말동무가 돼주는 '동행 복지'의 현장이다.

이 봉사는 구미지역 재가장애인의 식생활 개선과 건강관리를 위해 복지관이 운영 중인 밑반찬·도시락 배달 사업의 하나다. 계절과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김치, 나물, 육류, 두부, 계란, 생선 요리 등으로 식단을 꾸렸다. 영양 불균형 해소는 물론 정서적 지지까지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구미세무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본인의 승용차를 이용해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집 안에서 편안하게 반찬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조를 나눠 각 가정을 방문하며 반찬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짧은 티타임을 통해 홀로 지내는 장애인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생활고나 건강 문제 등 고충을 듣고 복지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수행한다.

두 기관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구미세무서 사내 봉사단체인 '행복나눔 봉사단'이 복지관과 봉사활동 협약을 맺으며 첫발을 뗐다. 이후 구미세무서는 배식 봉사, 명절 후원금 전달, 소외계층 위문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공공기관 사회공헌의 모범을 보여줬다. 지난해 2월부터는 정기적인 밑반찬 배달로 협력의 폭을 넓혔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을 독려한 성병모 구미세무서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성 서장은 "작은 나눔이지만 지역사회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미세무서는 세정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과 함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따뜻한 공직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구미세무서는 앞으로도 밑반찬 배달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 개선, 건강관리, 문화 지원 등 지역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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