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10일 고등학교 원서 접수를 앞두고 지역 일반계(인문계) 고등학교들이 신입생 모집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학령인구 감소, 학군지 쏠림, 특성화고 선호 현상 등으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고교들도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열고 학교를 적극 홍보하며 대학처럼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시대가 왔다.
◆고교 입학설명회 잇따라
"학교 인원이 많다 보니 1등급 받을 수 있는 비율도 높아 내신 성적 받기에 유리합니다."
"교육과정이 다양해 다양한 교과목을 들을 수 있고 학교생활기록부를 다채롭게 채울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6시 대구 북구 학남고 시청각실에서 열린 '신입생 입학설명회'에서 교사들이 목소리를 높여 설명하고 있었다. 이날 강당에는 학생, 학부모 등 300여 명이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석해 장사진을 이뤘다.
학교 교무부장 교사는 교내 시설, 교육과정 편제표, 주요 프로그램 등 학교의 특색있는 교육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진학부장 교사가 올해 고1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부터 내신 성적 체계 변화, 2028학년도 대학 입시까지 최신 교육 현안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고1이 되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고등학교에서의 공부 난이도는 중학교에 비해 어떤가?', '하루 평균 자습 시간은?' 등 재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실제 고교 생활에 대한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목을 끌었다.
고교 시절 성적을 많이 끌어올려 명문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의 공부 계획이 담긴 사진 자료가 나오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최귀자(49) 씨는 "애들 영어, 수학 학원을 빼고 같이 왔는데 궁금한 정보를 콕 집어주고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해줘서 너무 좋았다"며 "원래 다른 학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마음이 움직여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좋은 학군에 학교를 가느냐, 시골 학교에 가서 등급을 잘 받느냐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직접 와서 설명을 들으니 학교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역 고교 신입생 유치전 점점 심화
고교 신입생 유치 움직임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입학설명회도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분석된다.
매년 하반기가 되면 지역 중학교 앞에 고교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구 지역 고교들도 지난달부터 입학설명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두 달간 지역 고교 67곳(자사고·특목고 포함)에서 총 114차례의 입학설명회가 진행됐다. 입학설명회는 보통 학교마다 한 차례씩 진행하지만, 일부 학교는 두세 차례 진행하기도 한다. 과거 학생이 많던 시절 고교 진학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계성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지역 유일 자사고로 입학금, 등록금 등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입학생이 미달되면 (재정 면에서) 타격이 크다"며 "올해 입학설명회를 세 차례 열며 학교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한 고교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는 입학설명회에서 학생들이 입학할 경우 내신이 어느 정도 될지까지 안내한다고 하더라"며 "예전엔 학교 교육과정, 시설 등만 설명하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점차 가열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대구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수성구 고교들도 최근 들어 입학설명회를 열거나 내년 개최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경신고 관계자는 "올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며 고교 생활 전반의 변화가 많아져 좀 더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내년부터 대외적으로 입학설명회를 진행할지 고민은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수성구 고교 관계자는 "소위 수성구 8학군이라 불리는 학교들이 이제 학생 모집을 해야 한다. 성적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학교들도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고교들의 적극적인 입학 설명회를 두고 학교 선택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김가연(48) 씨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학교 수십 곳의 입학설명회를 참석해 봤다"며 "설명회에서 직접 접한 학교 이미지와 정보들이 학교 선택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경주 지진 이력에 발목?…핵융합 연구시설 전남 나주로
李대통령 "무인기·대북방송 바보짓…北 쫓아가서라도 말붙여야"
대구 찾은 김경수 "내년 지선, 정부 국정 동력 확보에 중요한 선거"
이 대통령, 남아공 동포들에 "또 계엄할까 걱정 않도록 최선"
김민석 총리 "아동수당 지급, 만13세까지 점진적 확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