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된 국민들을 두고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히자 탈북민 사회를 중심으로 "억류된 국민들을 대통령이 버렸다"는 성토가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북한 억류자'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2년 탈북했던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이 대통령의 외신 기자회견을 두고 "정상 국가라면 할 수 없는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북한과의 대화가 중요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억류된 자국민 송환 요구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는 것이다.
그는 "물밑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거나, 이걸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않겠다는 걸 넘어 아예 몰랐다는 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을 대통령이 버린 것"이라며 "김대중 정부 시절 비전향 장기수 송환 때도 우리는 납북자 송환 요구를 하지 않았다. 진보 정권이 전반적으로 납북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현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피한 것 아니겠냐는 추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이 6명이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은 "이 대통령은 이미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까지 했던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그 정도 질문에 몰랐다고 했던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북한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질문을 회피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민이 3명만 북한에 간 것도 아닐 것이다. 2019년쯤 탈북민 중에서 다시 북한에 간 사람이 30~40명은 됐던 걸로 기억한다"며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면 하루빨리 억류자 구명에 나서야 한다. 억류자 가족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만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현재 북한에 억류된 국민이 선교사 3명과 탈북민 3명 등 6명이라고 발표했다. 선교사들은 중국 단둥을 기반으로 탈북민 대상 구호·선교 활동을 펼치다 평양 등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탈북민들은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북한으로 가 한국계 미국인들을 데려온 것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탈북민은 "한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도 억류자 송환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억류자들에겐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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