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라는 이중의 파고 속에서 대학가는 거센 전환기를 맞고 있다. 신입생 모집 여건은 해마다 악화되고,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전문대학들은 산업 수요에 맞춘 학과 개편과 현장 중심 교육을 강화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정시 모집을 앞둔 지금, 전문대학들의 변화와 도전이 주목된다.
2026학년도 전문대학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2026학년도 정시모집 권역별 전문대학 입학정보' 자료집을 통해 2026학년도 대구 지역 전문대학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취업 잘되는 보건의료·의료서비스 계열, 여전히 강세
고령화와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로 보건의료·의료서비스 계열 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지역 전문대학에서 보건의료·의료서비스 계열 학과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실제로 많은 지역 전문대학들이 보건의료·의료서비스 계열 학과를 특성화 전공으로 두고 있다. 대구과학대·계명문화대·영진전문대는 간호학과를 특성화 전공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대구보건대는 작업치료학과와 치위생학과를, 수성대는 안경광학과를 각각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취업 전망을 갖춘 학과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보건의료·의료서비스 계열이 대표적인 '강세 학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인기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일례로 전년도 대구보건대의 입시 결과(일반전형 기준)를 살펴보면, 방사선학과(주간)가 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물리치료학과(주간)도 36.8대 1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스포츠재활학과(주간)가 17.0대 1, 간호학과가 1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보건계열 학과 전반에서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
◆신산업 수요에 맞춰 발 빠른 학과 개편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대학 교육 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이 대학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취업과 직결되는 교육을 강점으로 삼아온 전문대학들은 이러한 흐름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학과 개편과 교육과정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진전문대는 2026학년도부터 'AI컴퓨터보안계열(2년제)'을 새롭게 개설했다. 기존 컴퓨터정보계열(3년제) 내 AI컴퓨터보안전공을 분리해 특성화 교육을 한층 강화했다.
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해킹·보안·네트워크·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핵심 분야에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융합 교육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시스코 네트워크 장비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AWS) 등 최신 인프라를 활용한 프로젝트 중심 실습을 통해 실무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과학대도 스마트모빌리티과(2년제)를 신설하고, 미래자동차·지능형 로봇·AI 산업 분야를 이끌 현장 중심 전문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해 통신·제어 등 스마트 차량 생산 관리 분야는 물론, 항공·드론 등 공공·산업용 무인기 생산 및 관리 관련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수험생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공공조달' 관련 학과 신설도 잇따라
정부와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공공조달'은 연간 수백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내수 및 민생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법·제도와 실무를 이해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대학가에서도 공공조달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학과 신설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영남이공대는 2026학년도부터 공공조달학과를 신설해 국가 전략 산업을 뒷받침할 전문 인재 양성에 나선다.
공공조달학과는 조달청 산하 공공조달역량개발원과의 협약을 바탕으로 실무 중심 교육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현장형 인재를 길러낸다는 구상이다.
계명문화대도 회계·마케팅학부 내에 공공조달전공을 새롭게 개설했다.
공공조달전공은 조달청과의 협력을 통해 공공조달관리사 양성을 목표로, 공공조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력 배출을 지향한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교육과정에 접목해 조달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공공조달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백악관 대변인도 극찬… 지금은 K뷰티의 시대
K-뷰티는 한국의 화장품·스킨케어·메이크업 산업과 그에 담긴 미용 철학·트렌드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 스킨케어·메이크업이 중심에서 범주가 확장되며 헤어·두피·미용 서비스 영역까지 함께 묶어 부르는 개념으로 쓰인다.
K-드라마·K-pop 등 한류 인기에 힘 입어 K-뷰티는 국제적으로 높은 관심과 수요를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과 일부 서구 시장에서도 주목 받는 뷰티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지역에서도 K뷰티 관련 학과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명문화대는 2026학년도부터 국내 최초로 헤어미용기능장과를 신설한다. 헤어미용기능장과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뷰티의 높은 인기를 반영해 개설된 국내 최초의 정규 학위과정으로, 미용 분야 최고 국가기술자격인 '미용기능장' 취득을 목표로 한다.
체계적인 이론 교육과 함께 고난도 기술 습득이 가능한 맞춤형 실습환경, 고숙련 교수진의 밀착 지도를 통해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졸업 후에는 상위 학위 진학, 고급 미용 전문가 취업, 창업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미용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인재로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외국인 유학생으로 눈 돌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전문대학들이 새로운 생존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담 학과 개설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과학대는 글로벌케어학과(2년제)와 글로벌기계과(2년제) 등 외국인 유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특화된 학과 2개를 신설했다.
글로벌케어학과는 상담을 기반으로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상담사를 양성한다. 요양보호사 업무를 위한 선행학습과 주2회 대면수업과정 및 이러닝을 진행한다.
한국어와 기초 공학지식 교육을 병행하는 글로벌기계과는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글로벌 제조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실무형 전문 인재로 거듭날 수 있게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조·금형·용접·표면처리·열처리·소성가공 등 뿌리산업의 핵심 기술은 물론 스마트 제조와 관련된 최신 기계 기술까지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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