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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매일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소감 / 김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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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매일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자 김경덕
2025 매일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자 김경덕

"골방에서, 오늘도, 나는, 쓴다."

밥은 집에서 먹어야 맛있고 술은 밖에서 마셔야 맛있다. 시는 뒤통수 톡톡 두들기며 연필로 써야 잘 써진다. 방바닥에 흐지부지 눌어붙어 쓱쓱 배 문지르며, 쓰다가 지우고 썼다가 고치는 오만가지 재미가 시다. 그래서 뒷맛이 남는 게다. 볼펜은 영판 아니라고 본다. 속도가 너무 빨라 질린다. 흐릿하지만 연필처럼 부루퉁한 여유로움이 나는 좋다. 연필이 없으면 만년필도 그런대로 쓸 만하다. 하얀 종이에 실실 스며드는 잉크맛이 먹을 만하다.

"꿈으로 가득 찬 설레는 내 가슴에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라디오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온다. 사랑도 연필맛? 소금처럼, 시처럼, 맵고, 짤까?? 시금치보다, 시보다, 상큼하고, 맛있을까??

무작정 썼다. 아무 목적 없이 그냥, 쓴 것 같다. 어떤 '주의'나 '주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나 자신, '줏대 없다'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겠다. 간신히 한 편 퇴고해놓고 할 말을 다 하지 못해 불평한 적도 있다. 극도의 자기모순이며 소모적인 행위에 지레 겁먹고 낙담하여 자책이나 자학에 빠지기도 하였다. 돌이켜 보면 자학보다 자책이 훨씬 나았다.

한 발짝 다가서면 서너 발짝씩 달아나버리는 시. 한 가닥, 간절히 붙들고 내가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 숱했던 질문들처럼 회의와 절망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리라. 종착지가 어디이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아무런 해답도 적혀 있지 않을 이정표(?)만을 찾아 헤매지나 않을지…… 그러나 미칠 만큼 좋아졌다. 그러니 계속 써야겠다. 누군가 말했다. 천천히 가는 것보다 멈추는 게 이제 더 두렵다고.

미욱한 작품을 끌어올려주신 심사위원님, 매일신문사, 저를 아는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약력

-1963년 경북 예천 출생. 대구 거주.

-2026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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