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 밥을 먹는 일이, 버스를 타는 일이, 공원을 걷는 일이, 잠을 자는 일이 미안하게 느껴집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가 끝까지 무사히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이, 어딘가에 남겨진 몫을 몰래 가져온 것처럼 마음에 걸립니다.
오랜만에 꺼내 본 일기장 속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말은 '미안하다'는 사과였습니다. 이 사과가 용서를 바라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살아 있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시를 쓰는 일은 사과를 가장 느린 속도로, 조심스럽게 반복하는 일입니다. 쉽게 면죄부를 얻지 않기 위해서요.
어렸을 땐, 말을 잘하는 사람만이 시인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를 쓰는 사람이 된 지금의 저는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걸음마를 처음 뗀 아기처럼, 어떤 말이 괜찮은지 오래도록 머뭇거립니다.
모두가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 버린 일들도 계속해서 곱씹는 저는, 도무지 빨라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느리더라도 꾹꾹 눌러쓰고 싶습니다. 무엇도 함부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말을 내뱉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부족한 제 시를 읽어주시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를 쓰는 제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들도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무엇보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 엄마와 늘 내 편이 되어주는 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약력
-1999년 경기도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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