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손깍지를 낀 채 백두산 인근 새 호텔을 둘러보는 장면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의 어깨에 김주애가 손을 얹고 다정하게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되며 사실상 '공식 후계자'로서 김주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장면이 연출됐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이깔호텔과 밀영호텔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원, 리일환, 박정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최선희 외무상과 노광철 국방상 등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도 함께했다.
신문에는 준공식 관련 사진이 총 85장, 지면 3면에 걸쳐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딸 김주애와 손을 맞잡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밀착된 모습을 보였으며,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김주애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동행하는 장면들이 비중 있게 담겼다.
김주애는 이날 검은색 가죽 재킷에 검정 바지, 구두, 장갑 등 올블랙 차림으로 등장했다. 반면, 함께 자리한 리설주 여사는 상대적으로 멀찍이 떨어져 서 있는 모습만 언급됐다. 김주애가 깍듯한 의전을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 행사장에서 주애에게 앉을 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최근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연말 행보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강동군 공장 준공식에서는 김 위원장보다 앞서 걷거나, 간부들과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군사 행보에만 한정돼 나타났으나, 이후 민생·경제 행보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최근에는 지방 공장과 숙박 시설, 생활 기반 시설 준공식까지 동행하며 공개 행보의 영역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김주애가 9월 초 김 위원장 함께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도 '후계자 공식화' 수순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있다. 북한의 관례상 최고지도자 자녀의 해외 공식 방문은 일종의 '후계 신고식'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 대회에서 수립한 '국가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제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 김주애가 연일 핵심 행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고, 당의 공식 직책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5년간의 경제 성과를 결산하는 시점에 주애를 등장시키면서, 그가 단순한 '사랑하는 자제분'을 넘어 국정 전반을 챙기는 차세대 지도자로 준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최근 행보를 보면 다가오는 9차 당대회에서 공식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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