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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57년 3회> 권정호 작 "첫 눈"-설탕 한 스푼의 마법, '천연 눈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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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제3회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사진공모전 추천작 권정호 씨의
1957년 제3회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사진공모전 추천작 권정호 씨의 "첫 눈"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세상이 온통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고요해지면 우리 마음속엔 설레는 장난기가 발동하곤 한다. 그 시절, 마당 한구석이나 장독대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자연이 준 '겨울철 특별 간식'이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어머니께서는 "첫눈은 지저분하니 좀 더 기다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한참을 기다려 세상이 하얘지면, 깨끗한 눈을 찾아 장독대 위나 지붕 아래 인적 없는 곳을 찾는다.

커다란 양은 그릇이나 사발을 들고 나가 조심스레 눈을 긁어모을 때의 그 서늘한 감촉, 기억하시나요? 손 끝은 시리지만 마음은 벌써 달콤한 간식을 기대하며 부풀어 오른다.

그릇 가득 담아온 눈은 그 자체로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차가운 결정체에 불과하지만, 부엌에서 가져온 설탕과 사카린을 고운 눈 위에 솔솔 뿌려 비벼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한 '천연 눈 빙수'가 된다.고운 눈 위에 하얀 설탕을 솔솔 뿌려 비벼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이 일품이었다.고소한 미숫가루를 섞어 먹으면 그 어떤 고급 디저트 부럽지 않은 별미이다.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으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그때의 눈은 단순히 얼어붙은 물방울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잠재우는 평화였고 아이들의 순수한 허기를 채워주던 하늘의 선물이었다.

사진 속 세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당시 아이들에게 눈은 단순히 구경하는 풍경이 아니었다. 혀끝에 닿는 차가운 감각은 배고픔조차 잠시 잊게 만들었다.

누가 더 큰 조각을 먹나 내기라도 하듯,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온몸으로 눈을 맞이하던 그 역동적인 모습은 지금의 세련된 놀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생동감이 넘친다.1950~60년대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았으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임에도 아이들의 얼굴에는 구김살 하나 없는 동심의 세계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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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최욱렬 작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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