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올해 CES를 다녀온 사람 중 중국의 전자기업 TCL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언하듯 말할 수 있는 건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모든 참관객이 TCL 글자가 적힌 비표를 목에 걸고 다녔기 때문이다.
무서울 정도인 '차이나 테크'(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 기세는 CES 현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중국기업들은 4천300여개 기업이 참여한 CES 행사장에서 자신들을 알리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다.
TCL은 CES 참관객이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비표 뒷면을 자사 광고로 장식한 데 더해 CES 주요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입구에 대형 광고를 걸었다. 중국의 가전기업 하이센스도 LVCC 남쪽 입구를 대형 광고로 장식했다. 중국기업들이 이번 CES를 얼마나 공들여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던 부분 중 하나다.
다년간 CES에 참석해 온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CES에서 차이나 테크가 부각되기 시작한 건 2018년 전후다. 당초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CES가 첨단기술 각축장으로 변모한 것도 중국기업들 영향이 크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가전업계에서 이름을 떨치던 일본기업들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그나마 파나소닉은 올해 LVCC 중앙관 가운데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위주로 부스를 운영했지만 소니는 입구와 거리가 먼 위치에서 전기차 등 모빌리티 관련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쳤다. 일본의 모습은 한때 업계를 선도했더라도 흐름 변화에 편승하지 못하면 빠르게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4일간 CES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IT산업 중심지 '실리콘 밸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미국과 한국의 산업 추세가 3~4년가량 속도 차를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산업계는 AI 모델 개발·도입 단계를 넘어 실용화 순서를 밟는 상황으로 보인다. 테크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했고, 미국의 대학생들은 AI 지식을 기본 소양처럼 여기며 '특기'를 추가로 기른다고 한다. 한국에선 아직 많은 이들이 'AX(인공지능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AI 전환기 그 다음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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