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모험자본 확충과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의 합류로 시장 참여자는 7곳으로 늘었고 고금리 특판을 앞세운 신규 진입자들이 '메기 효과'를 일으키며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키움증권, 12월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을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했다.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 사업자는 기존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 등 4곳에서 7곳으로 늘어났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투자자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퇴직연금 계좌 등으로 발행어음을 매입하면 증권사는 해당 자금을 기업금융, 대체 투자 등에 활용하고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과 약정 이자를 지급한다. 만기는 통상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짧아 파킹 자금 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며 은행 예·적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던 증권사 4곳의 발행어음 잔고는 지난 2024년 4분기 4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48조5000억원으로 약 1년 만에 16.87% 불어났다. 지난해 4사의 평균 발행 한도 소진율은 약 62%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규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고금리 특별 판매 상품 등을 통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12월 '키움 발행어음'을 출시하며 수시형 연 2.45%, 기간형은 연 최대 3.45%의 금리로 제시했다. 특판 총발행액은 약 3000억원으로 설정됐지만, 출시 1주일 만에 목표액 조기 모집에 성공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선보인 확정금리형 발행어음은 같은 기간 타사에서 원금보장·실적배당형 IMA(종합투자계좌) 상품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흥행했다"며 "이는 키움증권이 리테일 강자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9일 첫 발행어음 상품인 '하나 THE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1200억원 한도의 특판 발행어음은 신규·6개월 이상 거래가 없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약정 기간에 따라 연 3.4~3.6%의 금리를 적용했다. 수시형 적용 금리는 연 2.4%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달 말~2월 초 사이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발행어음 기반 '종합금융운용부'를 신설했다. 시장에서는 키움·하나증권과 유사한 수준의 금리로 특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적용 금리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략기획그룹 내 종합금융운용부를 중심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규 인가를 대기 중인 곳도 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기 위한 현장 실사를 마쳐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삼성증권은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현장 실지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두 회사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 사업자는 총 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내부통제 리스크로 심사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사업성·자격 요건 측면에서 결격 사유가 딱히 없는 데다 정부의 모험자본 확충·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가 확고한 만큼 인가 획득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발행어음 수익성 악화와 출혈경쟁 등을 우려했다. 신규 사업자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났고 경쟁사들의 IMA 상품도 높은 금리와 원금 보장 장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모멘텀보다 구조적 개선을 봐야 한다"며 "발행어음은 추가 사업자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하는 구조"라고 했다.
다만, 과도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든 신규 사업자가 인가를 받아 이론상 조달 가능 금액이 64조 원 늘어난다 해도 실제 발행률(50% 가정)을 고려하면 신규 유입액은 16조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사업자들의 완만한 한도 소진 속도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물량 부담이나 수익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며 오히려 발행어음과 IMA 자금이 기업 대출·모험자본 투자로 연결되며 정통 IB부문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유동 연구원도 "발행어음 조달액만큼 운용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역량만 충분하다면 추가 수익을 할 수 있다"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으로 리테일과 운용 수익 강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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