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외국인 A가 2024년 2월경 법원으로부터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받자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출국기한 2024년 6월경으로 된 출국명령서(DEPARTURE ORDER)를 교부했다. 출국명령은 외국인에게 출국할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행위(行政行爲), 즉 하명(下命)이다. A는 한순간의 잘못으로 출국하게 되어 직장에서 퇴사당하고, 직장 동료 등과의 인적 관계가 단절되고, 체류지의 임대보증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적금을 중도 해지하는 등 예기치 못한 손실까지 입었다.
출국명령의 법적 근거로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라는 출입국관리법 제11조를 들고 있다.
법원은 자유형인 징역형, 재산형인 벌금형을 주로 선고하고 있는데, 벌금형은 죄명(罪名)이나 형(刑)의 종류, 양형의 조건 등에 비추어 자유형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형벌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3~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국인에게 일률적으로 출국명령을 하고 있는데, 그로써 공익(公益)을 다 실현했는지 의문이다.
출국명령을 받기 전 대다수의 외국인은 장기 체류자격을 가진 지위에서 취업, 학업 등으로 대한민국과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었다. 해당 외국인과 관련성 있는 국민이나 기업도 외국인의 출국으로 인한 유·무형의 영업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해당 외국인이 출국 후 재입국을 위해 사증발급신청을 하면, 인도적 사유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 체류 중의 범죄전력을 이유로 불허(不許)된다. 결과적으로 일정한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국인은 획일적으로 설정된 출국명령 기준으로 인해 출국과 동시에 그동안 국내에서 쌓은 신분상·재산상 권리를 포기하여야 하고,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등을 수인(受忍)할 수밖에 없다.
물론 외국인이 체류자격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기본권을 국민과 동일하게 보장받을 수는 없고, 국제법이나 국내 개별법에도 적용상의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국인의 입국과 관련된 대한민국의 고권적(高權的) 행위는 일반적인 행정처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라는 이유로 순수 외국인은 사증발급거부처분에 관한 행정쟁송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벌금형이 선고된 판결문의 범죄사실이 국익이나 공익, 경제질서나 사회질서,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일 경우에 벌금액의 다소(多少)를 불문하고, 출입국·외국인사무소로부터 강제퇴거나 출국명령 등의 처분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면밀하게 국익 등을 해치는 범죄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이 없이 일정한 벌금액의 상한을 초과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국인에게 출국명령을 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이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의 조항 또한 추상적이므로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결국 재량권 남용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출국명령의 대상이 되는 벌금액 상한을 정하되, 심사를 위한 조정위원회를 설립하여 당해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공익 등을 해칠 염려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그 외의 범죄사실인 경우 벌금액이 다액(多額)이라 하더라도 그 적용을 배제하여야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처분이 될 것이다. 아울러 당해 외국인의 재범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사회 일원으로 거듭나도록 준법시민교육 대상자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방편을 고려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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