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20% 넘게 급증하며 연간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정작 지역 기업 10곳 중 7곳은 대외 불확실성 탓에 내년 경영 기조를 '안정'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지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과 통상 환경 악화라는 암초를 만난 기업들이 투자 확대 대신 현상 유지라는 보수적인 생존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일 관세청 구미세관이 발표한 2025년 12월 구미세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미 지역 수출액은 27억8천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20.5% 늘었다. 이는 지난해 월별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의 선전 덕분에 2025년 연간 수출액도 284억6천4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0.5%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품목별로는 구미 수출의 67.9%를 차지하는 전자제품이 연간 1.7% 늘어 버팀목 역할을 했고 알루미늄류와 플라스틱류도 각각 17.0%와 12.5%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이끌었다. 무역수지 역시 지난달 한 달에만 15억1천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탄탄한 기초 체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 든 기업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00곳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8.0%가 새해 경영 핵심 기조로 '안정'을 택했다. 반면 '확장'을 택한 기업은 22.0%에 불과했다. 2024년 당시 '안정'을 택한 비율이 51.0%였던 것과 비교하면 기업들의 심리가 2년 전보다 훨씬 위축된 셈이다.
기업들이 신중해진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 탓이다. 기업들은 2026년 한국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와 '트럼프발 통상 불확실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짤 때 설정한 평균 환율은 달러당 1천390원이었으나 최근 환율은 1천450원대를 넘나들고 있어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구미 수출의 35.9%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수출이 지난해 7.8% 줄어든 데다 주요 시장인 미국마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위기 돌파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국내투자 촉진 정책'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관세 등 통상 대응 강화'와 '환율 안정화 정책'이 뒤를 이었다.
심규정 구미상공회의소 팀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 3분의 2 이상이 안정 경영을 택하고 있다"며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와 AI 데이터센터 유치로 변모하는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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