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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0년 6회>준특3석 이기도 작 '분투(奮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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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특3석 이기도 작
준특3석 이기도 작 '분투'

가을바람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확성기에서는 행진곡이 울려 퍼지던 국민학교 운동장.운동장 한가운데 굵직한 통나무 기둥이 세워지면, 청군과 백군으로 나뉜 아이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머리에 질끈 동여맨 청군,백군을 가르는 머리띠, 흙먼지를 뒤집어 쓸 준비가 된 운동복, 그리고 비장한 각오를 다진 눈빛들. 선생님의 호각 소리는 곧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경기가 시작되면 운동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기둥을 쓰러뜨리려는 자와 버티려는 자의 거친 숨소리가 뒤섞이고, 옷자락이 찢어지거나 신발이 벗겨지는 것쯤은 아무런 방해 요소가 되지 않는다.

기둥을 밑동부터 꽉 부여잡고 절대로 쓰러지지 않게 수비하는 아이들. 상대방이 기둥을 타고 오르거나 잡아당기지 못하도록 몸으로 거대한 성벽을 쌓는다.공격하는 아이들은 파도처럼 밀고 들어가 수비벽을 뚫고 들어가 기둥 윗부분을 잡아채 땅으로 끌어내리려고 안간힘을 쏟는다.얼굴은 금세 흙먼지로 뒤덮이고, 이마에는 핏대가 서지만 소년들은 멈추지 않는다.

기둥이 서서히 기울기 시작할 때 터져 나오는 비명 같은 함성과, 끝까지 버텨냈을 때의 환희가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기둥이 넘어가는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다시 일어나 흙을 털어내며 웃던 그 소년들은 이제 누군가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세상을 버티고 있다.

이기도 작가의 '분투(奮鬪)'는 제목 그대로 온 힘을 다해 싸우는 아이들의 역동적인 찰나를 잘 포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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