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재건과 경제발전의 초석". 경북 문경에 세워진 현대식 시멘트 공장은 우리 손으로 집을 짓고 길을 닦는 데 필요한 시멘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 재건과 발전을 위한 든든한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1960년대 사회생활 5-1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이다.
문경시청에서 10여분 거리에 6만여 평에 이르는 거대한 공장이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그 자체가 산업유산임을 알 수 있고, 공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근대로의 시간여행을 온 것 같다. 바로 문경시 신기동(점촌 4동)에 자리하고 있는 쌍용양회 문경 시멘트 공장이다. 해방 이후 최초의 이 시멘트 공장은 현재 원형의 80% 이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1957년에 이 공장을 지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전쟁 이후 경제재건에 나선 이승만 대통령의 혜안과 정부 관계자들의 발빠른 대처가 돋보인다. 1953년에 이미 공장부지를 선정했으며, 1954년 덴마크의 스미스사와 10만톤 규모의 습식 시멘트 공장 건설을 계약했다.
◆유엔한국재건단(UNKRA) 주도 공장 건설
전쟁 중인 1951년 7월에 유엔한국재건단 부산사무소는 문을 열고, 문경 시멘트 공장을 비롯해 인천 판유리, 충주 비료공장, 국립중앙의료원 등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설정했다. 전쟁이 끝나고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문경시 신기동 일대 야산에는 향후 40년 동안 사용할 석회석이 매장돼 있었다.
덴마크 스미스사의 기술자들은 2년 동안 현장에 파견돼, 시멘트 공장 건설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마침내 1957년 9월 26일에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양회'라는 이름의 연간 24만톤 생산 규모의 공장이 준공됐다.
도로, 항만, 관개수로, 주택 등 시멘트 수요량이 폭증하면서 제3킬른(1961, 재료를 고온으로 올리는데 사용되는 파이로 프로세싱 장치)과 제4킬른(1968)을 추가로 설치했다. 1965년에는 국내 최초 레미콘 공장을 지었으며, 시멘트로 근대화의 초석을 다지는 주역이 됐다.
1970년대에는 2번이나 운영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 1971년 대한양회는 원풍산업으로, 1974년에 다시 쌍용양회가 인수해 2018년 공장 가동 중단 때까지 경영했다. 현재 쌍용양회는 강원도 영월과 동해 공장에서 우리나라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운 시멘트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다.
문경시는 2020년 5월에 125억원을 들여, 문경 시멘트 공장을 인수해 산업유산으로 지정했다. 현재는 어떻게 관광산업으로 활용할 지 고민중이다. 임정환 문경팩토리아팀장은 "향후 이 시설을 어떻게 문화관광산업으로 활용가치를 높일 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50년 역사의 산증인 고재화 관리인
주간매일 취재팀이 도착하자마자 반갑게 맞아준 고재화(70) 관리인은 이 공장과 올해로 50년을 함께 해온 산증인이다. 고 관리인은 1976년에 입사해 주로 품질관리과에서 일하며, 2018년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퇴사했다. 하지만 또 문경시에서 가동을 멈춘 공장 관리인으로 계약을 맺어, 아직도 이곳의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때는 이곳 시멘트 공장으로 인해 문경 전체가 활력이 넘쳤다. 시내 술집에는 새벽까지 근로자들로 북적여서며 거리에는 개가 만원 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경기가 활황을 누렸다. 개봉 극장도 따로 있을 정도였다. 공장 직원이 1천200여 명에 이를 때도 있었다. 지금은 좀 쓸쓸하다. 20만명이 넘던 문경시 인구도 이제는 6만여 명으로 반에 반토막이 났다."
그는 취재팀을 곳곳으로 안내하며, 공장부지 내 시설 곳곳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석회암 덩어리를 채취해 10도 경사진 대형 쇠파이프를 따라 4곳의 킬른(일종의 고로)을 통해 6천 톤에 이르는 시멘트를 담아두는 탱크(자이로 믹서)에서 레미콘 트럭에 싣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쌍용양회가 경영할 당시 쓰던 사무실은 리모델링 후 현재 문화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장 설립 때부터 현장 일터, 야유회, 각종 행사 등의 옛 사진들이 잘 보관되어 있으며, 전문 사진작가들이 현 시점에 찍은 멋진 풍광 사진들도 만나볼 수 있다. 2024년에는 메타버스 디지털미디어 혁신허브 구축 사업장에 선정됐으며, 버추얼 스튜디오(사업비 150억원)도 운영중이다.
한편, 문경시는 쌍용양회 일대에 도심재생형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사업비 약 1천억원 규모)도 1단계가 완료됐다.































댓글 많은 뉴스
李 "대통령 되려고 된 것이 아니라, 그 권한이 필요했던 것"
대구 하중도, 200억원 투입 전망대 등 설치 관광명소화
"앞에선 '사랑한다'던 XXX" 박나래 前매니저 저격한 주사이모
조국 "李대통령 부동산 개혁, 내 토지공개념과 일치"
[인터뷰] 장동혁에게 "이게 지금 숙청인가?" 물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