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 335개 조항 가운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제학교 설립 권한 등 137건에 대해 수용 불가(受容不可) 입장을 밝힌 것은 '실질적인 행정통합' 의지를 의심케 한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역시 386개 조항 가운데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권한과 직결된 110개 특례(特例)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행정통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성패는 중앙정부가 독점한 행정 및 재정 권한을 지방으로 얼마나 많이, 합리적으로 이양(移讓)하느냐에 달렸다. 통합특별시를 위한 핵심 특례들이 대거 배제(排除)된다면 행정통합이 아니라 빈껍데기 행정구역 개편에 불과할 것이다. 무엇보다 각종 인허가권과 현재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를 특별시에 상당 비율 배분하는 등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도권에서는 각 지역이 요구하는 권한 이양과 특례에 대해 "특구 지어 달라" "산단 지어 달라" "예타 면제해 달라" 등 민원성·선심성 조항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각 시도의 행정통합 법안에 대해 대거 불수용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정부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수도권의 논리라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통합 추진 자체가 비합리적인 도전일 수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폐해(弊害)를 보고도 그런 입장을 고집한다면 '행정통합' 명분으로 통합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할 테니 '다른 요구는 하지 말고, 지방선거에서 표나 달라'는 말처럼 비칠 뿐이다.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 대구경북의 우려는 또 있다. 주지하다시피 광주·전남, 대전·충남 통합은 더불어민주당 당론 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주도로 법안이 발의(민주당에서는 임미애 의원 혼자 참여)됐다. 법안 발의 주체(主體)에 따라 정부 지원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런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발의한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의 통합 특별법안에서 광주·전남의 경우 "국가 재정지원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못 박은 반면, 대전·충남 법안에서는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 다수 포함돼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 도시들은 수도권으로 빠지는 기업과 인재를 붙들기 위해 갖은 애를 써왔다. 하지만 행정 및 재정 권한,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이를 지방의 역량 문제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수도권에서 사업하는 것이 득인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정부와 지자체가 "지방을 살리자"고 호소해 봐야 헛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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