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문턱에 들어서기도 전에 낮 기온이 30℃를 넘나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기온을 보며 올여름 폭염이 얼마나 기승을 부릴지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날씨만이 아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이제 에너지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집 식탁 물가와 직결된 현실적인 생존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범국민 에너지 절약과 함께 효율 중심의 소비구조 전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력 역시 국민들의 자발적인 절약을 유도하고 취약 부문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체감도 높은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지원책은 일반 가정의 참여를 이끄는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이다. 가정에서 전기 사용량을 과거보다 일정 수준 이상 줄이면 절감량만큼 현금으로 돌려받는 제도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32㎾h를 사용하는 가정이 사용량을 10% 줄이면 요금 절감액과 캐시백을 더해 약 1만원의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해 지급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혜택을 늘린다. 기존에는 직전 2개년 평균 사용량 대비 3% 이상 절감해야 했으나, 올해 7~12월 검침분까지는 1%만 줄여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지급 단가 또한 상향해 절감률에 따라 1㎾h당 최대 120원까지 캐시백을 지급한다.
2022년 도입된 이 제도는 올해 4월 말 기준 가입자 179만 가구를 돌파했다. 지난해 절감한 전력량만 총 337GWh에 달하는데, 이는 대구 서구 전체 가정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큰 수치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모여 거대한 에너지 절감이라는 결실을 본 셈이다.
이와 더불어 한전은 노후 설비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해 근본적인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고효율 기기 지원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전 대구본부는 올해 총 84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LED 조명과 인버터 등 총 20개 품목에 대한 교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에너지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5월 18일부터 한시적으로 소상공인, 뿌리기업, 농사용 고객,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고효율 기기 교체 지원 단가를 기존보다 2배 상향하고,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서는 기기 구매 가격의 70%까지 지원 폭을 대폭 확대 운영 중이다.
아울러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문화 확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전 대구본부는 지난 3월부터 지자체 및 유관 기관과 함께 반월당과 동대구역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 거리 캠페인을 전개하며 직접 현장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위기는 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이제는 단순히 아껴 쓰는 '참는 절약'의 시대를 넘어 낭비되는 에너지를 차단하고 똑똑하게 사용하는 '효율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냉난방 온도 1℃ 조정, 미사용 플러그 뽑기와 같은 생활 속 작은 실천에 노후 설비를 고효율 기기로 바꾸는 효율 향상 노력이 더해질 때 우리 사회의 에너지 체질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다가올 무더위 속에서 이번 에너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에너지 소비 실천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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