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서 5천원 사 주고 10만원도 사 주고 이렇게 해야 한다. 우리가 계획적으로 조직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전국에 있는 팀들이 (부산 북구 소상공인을) '돈쭐'내는 방법밖에 없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유사 선거사무소로 지목 받았던 일명 '베토벤 쉼터' 관계자 임모 씨가 쉼터에 모인 다수 지지자를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계획을 세워 지역구 소상공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자는 취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선거법상 기부 행위는 철저히 금지돼 있다.
2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 후보 지지자인 유튜버 '뿌꾸삼촌'은 지난 4월25일 '긴급출동 라이브 오늘은 구포시장 집중 happy market'이란 영상을 올렸다. 6시간이 넘는 이 영상에는 부산 북구 덕천동에 위치한 베토벤 쉼터 속 지지자 여러 명의 대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베토벤 쉼터 관계자 임 씨는 "오늘 우리가 원래 무슨 계획을 했나. 팀별로 나눠서 만덕동팀, 덕천동팀, 구포1·2·3동팀을 공략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가 이번에 한 대표님이 '구포시장 많이 이용해 주세요'라고 해서 변경이 된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건 '돈쭐'내는 거다. 그걸로 우리가 밭갈이를 계속하고 있다. 구석구석을 가야 한다. 한쪽만 바글바글하다"고 했다. '돈쭐'이란 '혼쭐내다'는 표현 속 '혼'을 '돈'으로 바꾼 것이다. 쉽게 말해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걸 뜻한다.
임 씨는 이어 "덕천지하상가가 많이 죽었다. 한 대표님이 '덕천시장이 참 많이 죽었다'고 굉장히 안타까워했다"며 "우리 지지자들이 덕천지하상가를 살려 놓으면 사람들 분위기가 어떻게 되겠나. 표 달라고 안 해도 준다. 우리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지하상가를 가도 가는 데만 가지 말고 쭉 가면서 여기 가서 5천원 사주고 만약에 10만원을 쓴다고 하면 좀 나눠 가지고 한 가게도 빠짐없이 쭉 사줘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야 한동훈 지지자들 한 번 오고 그냥 끝나네' 이런 소리가 안 나온다. 구포시장에서 그런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가 한 대표님 귀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한 대표님이 구포시장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우리한테 부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렇게 꾸준하게 비활성화돼 있는 다른 지역도 이렇게 밭갈이를 해 놔야 한다. 대표님은 씨 뿌리고 열매 맺잖나. 그건 대표님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우리가 할 건 전국에 있는 팀들이 돈쭐 내는 방법밖에 없다. 계획적으로 조직적으로 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도토리 팀도 쉼터가 있다. 거기처럼 선관위에 노출되면 제재가 많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쉼터를 일반 사무실처럼 준비를 해 놨다"며 "그러니까 이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그런 일을 좀 계획하면 좋겠다. 각 팀에 방장이 있으니 방장 책임 하에 그렇게 진행하자"고 말했다.
선거법상 특정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토록 유도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후보자뿐만 아니라 그 관계자가 선거구민이나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금전, 물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유사 선거사무소의 설치도 금한다. 누구든지 선거사무소와 선거연락소, 선거대책기구 외에는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위해 유사기관이나 단체·조직 또는 시설을 설치해선 안 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특정 시장에서 소비를 하라고 유도하는 건 결과적으로 선거구민인 특정 시장 상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과거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지자에게 물건 구매를 독려한 후보자의 행위를 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상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익 제공 의사 표시'로 판단해 경고나 처벌을 내린 사례가 있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한 언론사는 베토벤 쉼터가 부산북구선관위와 경찰의 현장 조사를 받는 장면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임차인 측은 "선관위에 사전 문의 후 적법하게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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