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자 군단'의 간판이다. 이젠 프로야구계의 전설에 가까워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 얘기다. 주장답게 팀원을 보듬고,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며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 팬들의 구자욱 사랑은 대단하다. 유니폼 판매량도 독보적 1위. 대구에서 나고 자란 선수라 더욱 애정을 느낀다. 아들이자 형, 오빠, 동생, 친구다. 살짝 묻어 나는 사투리 억양이 더 정감 간다. 일부 팬들은 이제 '아재'가 됐다고 한탄하지만 여전히 반짝인다. 타석에 서면 더 빛난다.
17일 경기 때도 그랬다. 안방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9회말. 0대0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상황.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빠르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우중간을 갈랐다. 1루 주자 김성윤이 순식간에 홈을 파고들었다. 구자욱의 끝내기 적시타.
사자후를 토했다. 덕아웃에 있던 동료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구자욱에게 물을 뿌려대며 극적인 순간을 함께 즐겼다. 경기 후 구자욱은 "마지막 타석에서 좋은 생각, 좋은 상상을 하려고 한 것이 주요했다. 과감하게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날 승부는 구자욱의 개인 통산 1천400번째 출장 경기. 3위 삼성이 1, 2위인 LG 트윈스, KT 위즈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터라 더 중요한 경기였다. 구자욱은 짜릿한 끝내기 한 방으로 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도 4연승을 질주했다.
구자욱은 "최근 연거푸 '루징 시리즈'(3연전 1승 2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스윕패'(3연전 모두 패배)가 없다는 건 팀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증거"라며 "시즌을 치르다 보면 1승, 1승이 정말 소중하다. 스윕패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본다"고 했다.
한동안 구자욱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타격감이 살아난 모습. 베테랑 최형우는 구자욱에게 훌륭한 교보재다. 최형우의 타격 훈련을 열심히 지켜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무라카미 타카유키, 박한이 코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된다. 자신감도 불어넣어준다.
구자욱은 "(최)형우 형이 훈련하는 걸 지켜보면서 많이 배운다"며 "기본기가 참 탄탄하다. 특히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왼쪽으로 강한 타구를 보내는 게 인상적이다"고 했다. 거포 최형우와 르윈 디아즈가 있는 덕분에 큰 걸 치려는 욕심도 내지 않는다.
17일 키움의 신인 선발투수 박준현에 대한 얘기도 한마디 보탰다. 박준현은 박석민 삼성 2군 코치의 아들. 이날 시속 150㎞ 중반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7이닝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구자욱도 삼진 2개를 당하는 등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구자욱도 박준현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워낙 어릴 때부터 대구 야구장 안팎에서 많이 봤다. 서로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날 '삼촌'이라 부른다"면서 "직접 겪어 보니 한국의 에이스가 될 만한 공을 가졌다. 다음에 만나면 더 열심히 분석해 안타를 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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