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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갖춘 중수청…출범 3개월 앞두고 '총체적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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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청 입지 확정에도 핵심 과제는 제자리
전산망·인력 확보 지연에 사법공백 우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30일 오후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을 방문해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30일 오후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을 방문해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오는 10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한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졸속 출범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수청은 청사 입지는 뒤늦게 확정됐지만 조직과 인력, 전산망, 사건 이관 기준 등 핵심 요소는 대부분 미정인 상태다. 형사소송법 개정 등 후속 입법도 마무리되지 않아 사법 공백 우려마저 제기된다.

◆남산빌딩 가는 대구 중수청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2일 중수청 5개 지방청 입지를 발표했다. 대구청은 남구 대명동 남산빌딩에 들어선다. 준비단은 기존 검찰청사가 아닌 민간 임대 건물을 활용하기로 하고 접근성과 보안성 등을 검토해 입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예비비를 확보해 사무공간과 제반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청사 확보 과정부터 준비 부족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전청은 적합한 부지를 찾지 못해 세종시에 임시 청사를 마련했고, 향후 대전 이전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민간 건물을 임대했는데 임대인 측의 반대에 부딪혀 유치장을 설치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준비단은 인근 경찰 유치장을 공동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지방청 역시 청사 확보가 촉박하게 이뤄졌다는 후문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실사용 면적 1천800평 규모의 사무공간을 찾는다는 얘기가 대구 부동산업계에 파다하게 돌았다"며 "위치는 상관없고 관공서가 사용할 건물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업계에서는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로 급하게 건물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중수청 청사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 검찰은 준비 상황을 사실상 공유받지 못한 상태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개청과 관련해 통보받은 내용은 전혀 없고 청사 위치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며 "규모나 운영 방식 등 추가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도 없다"고 말했다.

◆기관 핵심 요소 모두 안갯속

수사기관의 핵심 기반인 전산망 구축도 변수다. 준비단은 지난달 초에야 LG CNS와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킥스는 사건 접수와 기록 관리 등 수사 진행 전 과정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중수청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출범 후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자체 킥스를 개통한 점을 감안하면 중수청이 출범 시점까지 독자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한 차장급 검사는 "중수청은 당분간 경찰에서 쓰는 킥스를 연결해 쓸 것으로 보이는데 이조차도 단기간에 구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현재 경찰의 킥스 시스템도 안정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새로운 기관까지 추가되면 초기 혼란은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인력 확보 역시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검찰 인력을 중수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조직 규모와 정원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 신분을 포기하고 중수청으로 이동하려는 인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는 청사 확보보다 구체적인 운영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범위와 공소청·중수청 간 사건 이관 절차를 규정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건물을 이제야 확보해 3개월 안에 필요한 시설과 시스템을 모두 갖춘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수사기관 개편은 수년간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하는 국가적 사업인데 지금처럼 졸속으로 추진하면 그 시행착오가 결국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사와 조직뿐 아니라 진행 중인 사건을 누가 어떻게 넘겨받을지, 인력과 권한은 어떻게 배분할지까지 대부분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형식적인 출범은 가능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사 체계가 곧바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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