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 여건 악화를 근거로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정책 목표가 비용 절감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렇듯 이재명 정부에서 부동산 세제와 형사사법체계 등 파장이 큰 정책을 내놓은 뒤 방향을 바꾸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사후 브리핑에서 109곳 통폐합과 관련해 "비용 절감을 큰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며 "비용 절감은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큰 방향이나 목표라기보다는 같이 따라올 수 있는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조직과 기능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공공기관 통폐합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다.
전날 정부는 이번 개혁의 배경으로 재정 여건 악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은 2010년 24만7천명에서 지난해 43만2천명으로 늘었고, 부채는 2020년 542조원에서 지난해 769조원으로 불었다고 했다.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발표 후 바뀐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도 발표 한 달도 안 돼 수정과 재수정을 거듭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3일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이달 1일 국무회의에서 현행 수준(12억원, 150%) 유지로 되돌렸다. 발표 29일 만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방안도 현행 유지로 수정됐다.
형사사법체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다음 달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개청하면 검찰은 78년 만에 수사권을 내려놓는다. 다만 개정 형소법 조항별 시행 시점이 제각각이어서 현장 혼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 접수·수사개시·처분 시점에 따라 적용 법률과 절차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법조계에서는 시행 초기 혼란을 우려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부칙이 이렇게 복잡한 법은 처음 본다"며 "적용 법률을 잘못 판단하면 당사자의 권리와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시행 초기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의 대구경북(TK)신공항건설추진단장 자리도 두 달째 공석이다. TK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등 사업을 총괄할 '국장급' 부서장이 7월 중순부터 비어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4월 TK 맞춤 공약을 발표하며 "TK신공항 사업 지연 요인을 조속히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약속이 무색할 만큼 업무 책임자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정부의 사업 추진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역에서 나온다.
이 같은 정책 혼선은 민심 이반으로 나타난다. 한국갤럽이 4일 발표한 9월 1주차 조사(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p 하락한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1%p 오른 51%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3%)이 가장 많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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