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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권력에 아부하는 조직, 존재 가치 없다"…퇴임하며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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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위 이임식에서 소회 밝혀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연합뉴스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연합뉴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9일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며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고 권력에 아부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작심발언 했다. 이 위원장은 재임 기간 보완수사권 폐지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주요 현안을 공개 비판하며 여권의 반발을 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통합위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임식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어느 편의 통합위원장이 아니라 국민의 통합위원장이고자 했다. 권력의 눈치를 보기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말하려고 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과 정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현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대한민국에서 통합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묻고 고민했던 깊고 무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권 행태를 매섭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과 분열은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라며 "상대방을 적으로 여기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한다면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가 진영의 울타리에 갇히고 국민마저 편을 갈라 서로를 불신한다면 아무리 경제가 성장하고 국력이 커진다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사이의 갈등과 분열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 그러나 국민은 정치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고 관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오히려 정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확증편향과 진영 논리로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을 말하기 전에 정치부터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승리보다 공존을 생각해 달라. 지지층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 달라. 오늘의 권력보다 내일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공직자들을 향해 헌법상 국민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헌법 제7조 1항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조항을 언급한 이 위원장은 "공무원의 사명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느 누구도 이 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거나 형해화시킬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외에도 이 위원장은 중국 남송 시대의 시인 육유의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複疑無路 柳暗花明又一村)이라는 시구도 인용했다. '산첩첩 물 겹겹 길 없는 듯 싶더니 버드나무 우거지고 꽃잎 화사한 곳에 또 마을 하나가 있네'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사재 김정국의 '영욕무관아 물위아무료 진락재한거'(榮辱無關我 勿謂我無聊 眞樂在閑居·영고성쇠는 나와는 무관하다네. 내가 무료할 거라고는 생각지 말게. 진정한 즐거움은 한가한 삶에 있나니)도 언급했다. 공직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지만, 이후 진영을 넘나들며 활동한 인사로 꼽힌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명분으로 직접 영입했고, 지난해 9월에는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정부여당를 공개 비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이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여권의 역풍을 직면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지난 3일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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