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강제 매각이나 대출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농업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당정은 투기가 명백한 농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분하고, 상속·고령농 소유 등 투기와 무관한 관행적 위반 농지는 농지은행 위탁을 거쳐 정상화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 계획을 확정했다. 5월 18일 시작한 전수조사는 투기성 농지를 가려내고 전국 농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부터는 조사원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심층조사 단계에 있다.
당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짓 영농계획서 제출 후 무단 휴경·불법 임대, 농업법인 설립 후 부동산업 영위, 경매를 통한 공유지분 취득 후 무단 휴경·불법 임대를 3대 투기 유형으로 규정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122명이 거짓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를 취득해 전 소유자에게 경작을 맡기고 422억원 규모 투기 이익을 챙긴 사례, 157명이 지분만 공유취득한 뒤 검찰에 송치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투기가 아닌 위반은 자진 정비 기간을 준 뒤 농지은행에 맡기면 처분을 유예한다. 윤 정책관은 "정부가 농지를 강제로 매입할 수는 없다"며 "소유자가 원하면 한국농어촌공사가 매입할 수 있도록 재원을 확보해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맹지·경사지 등 복구가 어려웠던 휴경 농지도 농지은행에 맡기면 복구 후 임대하거나 영농형 태양광 등 대안 활용을 검토받을 수 있다.
상속농지는 1㏊까지 사인 간 임대차가 허용되지만 초과분은 농지은행에 위탁해야 한다. 농지를 맞바꿔 짓거나 마을 농지를 한 사람이 모아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도 위탁을 거치면 실경작자가 그대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다. 임차인 퇴거 등 혼란을 막기 위해 임대차 특별정비기간도 11월 15일까지 연장했다. 소유한 지 3년이 넘은 농지는 이 기간 안에 위탁을 신청하면 조사가 종결된다.
불법 전용 농지는 1988년 이후 38년 만에 사후 양성화를 추진한다. 신고·허가 없이 지어진 시설은 유형별로 사후 전용을 신청하고 농지보전부담금을 내면 추인받아 합법화된다. 당정은 이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연내 제정해 내년 1분기 시행하고, 2분기 농지법 본법 개정안도 낼 계획이다. 맞춤형 농지지원 예산은 올해 1조8천77억원에서 내년 2조2천617억원으로, 농지연금 예산은 올해 2천766억원에서 내년 3천444억원으로 국회 심의 단계에서 증액을 검토한다.
윤 정책관은 "위성사진과 항공사진으로 한 사람이 실제 경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며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농지은행 매입가격도 올해 지난해와 거의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농지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우려에는 "올해 1∼7월 실거래가격이 지난해 동기보다 4.4% 낮았지만, 조사가 시작된 5월 18일 이후만 보면 하락률이 2.4%로 둔화했다"고 덧붙였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선의의 농업인에게는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니 불안해하지 말고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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