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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트럼프 결단으로 기회 왔다"… 유엔서 꺼낸 '종전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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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조속 재개 촉구…미·중 당사자 특정해 '평화체제 대화' 제안
'건설적 기여국 연대'·'글로벌 AI 기본사회' 등 K 이니셔티브 3대 비전 제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무대에서 한반도의 오랜 전쟁 상태를 끝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멈춰 있던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미국과 중국을 대화 당사자로 직접 거론하며 한층 진전된 대북 메시지를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중국 등 관련국들도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논의해온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어렵게 만들어졌다"며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쟁 종식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언급한 구상이다. 다만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을 당사자로 명시했고, 해당국들이 지켜보는 국제무대에서 직접 제안했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연설 당시 북한 대표단 좌석은 비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대북정책 3대 청사진도 재차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포용적 평화공존'에 대해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과 관련해서는 "위기를 방지하고 갈등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에 대해서는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비핵화 해법으로는 단계적 접근법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를 향해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K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국제사회에 세 가지 비전도 제안했다.

첫째는 '건설적 기여국 연대'로 명명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협력이다. 호르무즈 사태 등으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겨냥한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는지 보여줬다"며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협력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기존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새로운 기구나 배타적 그룹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국제 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며 유연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범위를 확대해 가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둘째 비전은 '글로벌 AI 기본사회'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AI 기본 의료'를 시작으로 사회보장과 노동, 주거, 문화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적 권리를 두텁게 보장할 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셋째는 '녹색 대전환'이다. 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를 흔히 '80억 인류가 함께하는 조별 과제'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파리협정과 유엔 중심의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유엔 역시 변해야 한다"며 "조직과 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의사결정은 더 신속하게, 한정된 자원은 가장 절실한 현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보장이사회를 더 효과적이고 더 민주주의적이며 책임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할 안보리 개혁 또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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