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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진 적 없다" 소형준 vs "천적을 넘어라" 후라도…88.9%가 걸린 대구 운명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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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패 뒤 3차전 승자 18번 중 16번 우승…88.9% 확률 걸린 대구 혈투
수원보다 홈런 54% 많은 라팍…투수전 2차전과 다른 '한 방 싸움' 예고
가을야구 8번째 경기 삼성, 몸 성치 않은 강민호…후라도 긴 이닝 없으면 대구 3연전 흔들린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3-2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3-2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점 차 두 경기. 수원에서 두 팀은 서로의 급소를 정확히 한 번씩 찔렀다. 이제 무대는 대구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6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7전 4선승제의 세 번째 경기지만, 야구 기록과 구장 특성, 두 팀의 체력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이 경기는 사실상 시리즈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다.

◆ 18번 중 16번…숫자는 이미 경고하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2차전까지 마친 사례는 19번. 1993년 무승부 한 경기를 빼면 18번이고, 그 가운데 3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든 것이 16번이다. 확률로 88.9%. 이 숫자를 양 팀 더그아웃이 모를 리 없다. 삼성에는 12년 만의 왕조 복원이, kt에는 정규시즌 1위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앞선 두 경기는 얼굴이 달랐다. 1차전은 kt가 8-0까지 달아났다가 1점 차까지 쫓긴 끝에 8-7로 간신히 지켜낸 난타전이었다. 2차전은 정반대였다. 삼성 페덱과 kt 고영표가 나란히 7이닝 1실점으로 버틴 투수전은 연장 12회까지 갔고, kt 2루수 오윤석의 1루 송구가 빗나가는 순간 디아즈가 홈을 밟으며 3-2로 끝났다. 실책 하나에 수원의 이틀이 갈렸다. 흐름의 추는 삼성 쪽으로 기운 채 대구에 도착했다.

◆ 장면 1, 소형준은 대구에서 삼성을 어떻게 잠재웠나

3차전의 첫 번째 승부처는 두 선발의 어깨다. kt는 소형준,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다.

소형준은 가을에 진 적이 없다.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 30⅓이닝 3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48. 2021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두산을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던지고 팀의 창단 첫 우승에 발판을 놓았다. 삼성에는 더 무섭다. 최근 3년간 삼성전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85. 올해만 떼어놓아도 3경기 2승 무패, 피안타율 0.206이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12일, 바로 이 구장 대구에서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운 기억이 생생하다. 같은 마운드, 같은 타자들이다.

삼성이 기댈 구석은 홈런 기록이다. 디아즈는 소형준 상대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최형우와 김헌곤도 각각 홈런 한 방씩을 뽑아낸 바 있다. 2차전에서 6타수 4안타로 불을 뿜은 디아즈가 소형준의 체인지업을 다시 담장 밖으로 보낼 수 있느냐가 삼성 공격의 출발점이다.

◆ 장면 2, 후라도와 힐리어드…9타수 4안타 3홈런의 악몽

후라도는 올가을의 남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혼자 3패를 떠안고 무너졌던 그는 1년 만에 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 6⅔이닝 2실점, 5차전 7이닝 1실점으로 홀로 2승을 책임지며 MVP를 받았다. 평균자책점 1.32.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끌어올린 투수다.

그러나 상대가 kt가 되는 순간 숫자가 뒤집힌다. 올 시즌 kt전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17, 피안타율 0.292.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10월 11일 kt전에서는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그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린 타자가 샘 힐리어드다. 힐리어드는 후라도를 상대로 9타수 4안타 3홈런 5타점. 두 타석에 한 번꼴로 담장을 넘겼다는 뜻이다. 김상수(5타수 3안타), 김현수(7타수 2안타 1홈런), 허경민(4타수 2안타), 장성우(6타수 2안타)까지 후라도를 아는 타자들이 kt 라인업에 줄지어 있다.

결국 3차전은 후라도가 힐리어드 타석에서 어떤 볼배합을 꺼내느냐에서 출발한다. 플레이오프의 후라도가 나오느냐, 10월 11일의 후라도가 나오느냐. 삼성의 가을이 이 한 타석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3대2로 승리한 삼성 디아즈가 박진만 감독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3대2로 승리한 삼성 디아즈가 박진만 감독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장면 3, 라팍은 투수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두 번째 승부처는 구장이다. 수원의 2차전은 9회까지 1-1이었다. 대구는 그 흐름을 단숨에 뒤집는 곳이다. 정규시즌 대구에서 나온 홈런은 수원보다 54.1% 많다. 힐리어드·안현민, 디아즈·구자욱이라는 양 팀 장타 자원이 모두 살아 있는 상황에서 한 방이 경기를 통째로 바꿀 확률은 수원과 비교할 수 없다.

이는 두 선발에게 그대로 압박으로 돌아온다. 소형준은 이 구장에서 2피안타 경기를 한 기억이 있지만, 후라도는 같은 구장에서 힐리어드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은 기억이 있다. 라팍에서는 피홈런 관리가 곧 경기 관리다. 안타 열 개보다 홈런 하나가 무서운 밤이다.

◆ 보이지 않는 승부처, 8번째 경기를 치르는 삼성의 다리

세 번째 변수는 중계 화면에 잘 잡히지 않는다. 체력이다. 2차전 연장 12회에서 kt는 투수 8명, 삼성은 5명을 썼다. 이틀 전 불펜 소모량만 놓고 보면 kt의 부담이 크다. 그러나 가을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무게추는 삼성 쪽으로 넘어간다. 삼성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꽉 채우고 한국시리즈 두 경기를 더 치렀다. 3차전이 가을야구 8번째 경기다.

핵심 선수의 몸 상태도 변수다. 포수 강민호는 몸이 온전치 않다. 그럼에도 소형준을 상대로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강했기에 박진만 감독으로서는 쉽게 빼기 어려운 카드다. 그래서 삼성에는 후라도의 긴 이닝이 절실하다. 플레이오프 5차전처럼 7이닝을 책임져 줘야 불펜을 4·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 반대로 후라도가 5회 전에 내려오는 순간, 삼성의 대구 3연전 계획은 첫 경기부터 흔들린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3-2로 승리한 삼성 투수 배찬승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3-2로 승리한 삼성 투수 배찬승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결국 자기 야구를 먼저 하는 쪽이 이긴다

정규시즌 1위 kt와 2위 삼성, 전력 차는 종이 한 장이다. 1차전은 kt의 초반 화력이, 2차전은 삼성의 선발 야구와 kt의 실책 하나가 갈랐다. 3차전은 두 팀이 가장 믿는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드는 경기다. 소형준이 가을 무패 신화를 이어가며 라팍을 침묵시키느냐, 후라도가 천적 힐리어드를 넘어 플레이오프의 기세를 한국시리즈로 끌어오느냐.

88.9%는 결과가 아니라 확률이다. 그러나 그 확률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남은 시리즈의 공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구의 금요일 밤, 시리즈의 무게가 두 에이스의 어깨 위에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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