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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 성인 Tdap 재접종, 10년 지나면 면역 소실…1회 3만~5만원 전액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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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만8048명 대유행, 집단감염 97%가 학교에서 시작 임신 27~36주·영아 접촉 2주 전 접종 권고, 지원은 지자체 따라 제각각

Tdap 백신 관련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Tdap 백신 관련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아이들이 걸리는 병'으로 알던 백일해가 2024년 전국에서 4만8048명을 감염시켰다. 전년 환자가 292명이었으니 한 해 만에 164배로 불어난 셈이다. 질병관리청이 전수감시를 시작한 뒤 가장 큰 규모였다. 환자 대부분은 영유아가 아니라 교복을 입은 학생과 그 가족이었다.

◆ 학교에서 번져 집으로

질병관리청이 2024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발생한 환자 5만2651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열에 여덟 이상이 학령기 청소년이었다. 집단유행 2118건 가운데 학교에서 시작된 것이 약 97%였다. 2024년 한 해만 떼어 보면 13~19세가 전체의 45.7%로 가장 많았고, 7~12세가 그 뒤를 이었다.

학교에서 번진 바이러스는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백일해는 한 집에 환자가 생기면 가족 열에 여덟까지 옮는다. 질병관리청이 2024년 5월 펴낸 백일해 역학조사 보고서에는 중학교 집단 발병 뒤 면역이 떨어진 학부모가 감염돼 생후 한 달 신생아에게 옮기고, 아기가 입원한 사례가 실려 있다.

◆ 기침이 가벼워서 더 위험하다

성인과 청소년 백일해는 증상이 흐릿하다. 2024년 수도권 확진자 2만6239명 중 전형적인 발작성 기침은 넷 중 하나뿐이었고, 나머지는 가벼운 기침에 그쳤다. 감기로 여기고 학교와 직장에 나가는 사이 주변에 퍼진다.

반대로 기침이 오래가면 몸이 먼저 망가진다. 대한감염학회에 보고된 사례에서는 한 성인이 기침을 한 달 가까이 참다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을 찾았고, 유전자 검사에서 백일해로 확진됐다. 확진되면 항생제를 먹기 시작한 날부터 닷새 동안 출근과 등교를 멈추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

가장 큰 피해는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한 아기가 본다. 신생아가 백일해에 걸리면 중환자 치료를 받아도 100명 중 4명이 목숨을 잃는다. 2024년 11월에는 생후 두 달이 안 된 영아가 국내 처음으로 백일해로 숨졌다. 대유행 기간 1세 미만 환자는 139건이었다.

◆ 다 맞았는데 왜 걸리나

지금 쓰는 무세포 백일해 백신은 부작용이 적은 대신 효과가 짧다. 접종 후 5~10년이 지나면 방어 항체가 대부분 사라진다. 국가는 만 12세까지 여섯 차례 접종을 무료로 책임지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마지막 주사를 맞고 나면 더 이상 챙겨 주지 않는다.

중고생이 유행의 중심에 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 접종에서 멀어질수록 면역은 얇아지고, 교실은 바이러스가 돌기 좋은 공간이다. 대한백신학회와 감염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은 사람도 5~10년 뒤 돌파 감염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 성인 Tdap 접종 공식

질병관리청 지침은 단순하다. 만 19세 이상 성인은 백일해 성분이 든 Tdap 백신을 한 번 맞고, 그 뒤로는 10년마다 Td 또는 Tdap을 다시 맞는다.

아기를 지키려면 어른이 먼저 맞아야 한다. 임신부는 임신할 때마다 27~36주 사이에 접종해 태아에게 항체를 넘겨 준다. 손주를 돌볼 조부모나 신생아를 만날 가족은 접촉 최소 2주 전에 맞아야 효과가 난다.

◆ 건보는 비급여, 지자체는 제각각

문제는 돈이다. 성인 Tdap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공개 자료 기준으로 병의원에서 한 번 맞는 데 3만~5만원이 들고, 기관에 따라 최저 3만5000원에서 최고 7만원까지 벌어진다. 대한감염학회는 이 문턱 때문에 취약계층 성인과 조부모가 접종을 미룬다고 지적한다.

빈자리를 지자체가 메운다. 서울 서초구와 은평구는 임신부와 배우자에게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고, 인천시는 접종비 절반을 지원한다. 반면 성남시처럼 성인 지원이 없는 곳에서는 보건소에서도 유료로 맞아야 한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달라진다.

유행이 꺾인 뒤에도 면역 공백은 그대로다. 2025년 환자는 5491명으로 전년보다 88.6% 줄었지만, 그해 백신을 맞은 아이들도 10년 뒤에는 같은 자리에 선다.

질병관리청은 15일부터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집중 감시와 예방접종 독려 기간에 들어갔다. 경기 김포시는 19일부터 임신부와 배우자, 양가 부모에게 1인당 4만원의 접종비를 전액 시비로 지원한다. 성인 고위험군과 산모를 국가예방접종에 넣을지 따지는 질병관리청 정책 연구 결과는 12월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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