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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무당층 21.1%, '경산 갔다 택시 타고 광주 가서 홈런' 강민호처럼 돌아올까? [시사뒷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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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13.4%포인트(p) 급락하고 무당층이 21.1%까지 늘었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5.1%에서 41.7%로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24.1%에서 29.3%로 5.2%p 올랐고, 무당층은 11.5%에서 21.1%로 9.6%p 급증했다.

숫자만 보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에서 적지 않은 이탈이 발생한 셈이다.

그런데 이 지역의 선거 역사를 보면 익숙한 장면이 떠오른다. 평소에는 국민의힘에 실망해 지지정당을 없다고 답하거나 관망하던 유권자들이 막상 큰 선거가 다가오면 다시 보수정당 후보 쪽으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무당층 됐다고 '보수 이탈' 확정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선거 결과를 보면 이런 흐름은 반복돼왔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올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다. 선거 초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4월 말 MBC 조사에서는 김부겸 후보 44%, 추경호 후보 35%로 9%p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후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고 선거 직전에는 사실상 초박빙 구도가 됐다. 투표 당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추경호 후보 49.9%, 김부겸 후보 49.1%로 불과 0.8%p 차이였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추경호 후보가 53.92%, 김부겸 후보가 45.05%를 얻어 추경호 후보가 승리했다.

당시 사후 분석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40·50대를 중심으로 '변화론'을 끌어냈지만, 막판 60대 이상 보수층의 결집과 군위군·달성군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외곽 지역 표심이 추경호 후보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론조사나 출구조사만 봐서는 다 드러나지 않았던 보수층의 실제 투표 결집이 마지막에 승부를 갈랐다는 해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6월 2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와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각각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6월 2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와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각각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보다 앞서 2025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대통령)와 맞붙은 조기 대선에서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 67.62%, 경북 66.87%의 득표율을 보였다. 졌지만 국민의힘의 정치적 기반은 대구경북에 남겼다.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대구 12석, 경북 13석 등 TK 25개 지역구를 모두 차지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 75.14%, 경북 72.76%를 기록했다.

즉 TK에서 '지지정당 없음'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보수 성향 자체를 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에는 실망했지만 이념적 성향과 실제 선거에서의 후보 선택까지 완전히 바뀐 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팬이라면 떠오르는 장면…'경산 갔다가 돌아온 강민호'

여기서 대구·경북 야구팬들은 잘 아는 비유가 가능하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 사이에서 "경산 간다"는 표현은 삼성 2군 훈련장이 경북 경산에 있다는 점에서 1군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간다는 뜻의 야구 은어처럼 쓰인다. 경산이라는 지역 자체를 낮춰 부르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강민호는 지난 8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1군 '콜업'으로 돌아오자마자 존재감을 보여줬다.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고, 8-8로 맞선 9회초에는 결승 희생플라이까지 기록했다. 삼성은 결국 KIA에 9대8로 역전승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잠시 1군에서 빠져 있었다고 해서 팀과의 인연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돌아올 때는 오히려 경기 흐름을 뒤집는 역할을 했다.

지금 TK 무당층도 비슷하게 볼 여지가 있다. 국민의힘에 실망해 잠시 '경산행'을 택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보수정당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8월 13일 KIA전 당시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인스타그램
8월 13일 KIA전 당시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인스타그램

◆문제는 '복귀 명분'…그냥 기다린다고 돌아오진 않는다

물론 정치와 야구는 다르다. 강민호는 실력과 경기력으로 1군에 돌아왔다. 정당 역시 유권자에게 다시 선택받을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TK 무당층이 과거처럼 선거 때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자동으로 복귀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이탈 폭은 13.4%p였지만 민주당 상승분은 5.2%p에 그쳤고, 무당층은 9.6%p 늘었다. 국민의힘을 떠난 상당수가 아직 다음 선택지를 정하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들은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기존 정당 밖의 인지도 높은 보수 성향 인물이나 세력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으로 이동하거나 무당층에 계속 머물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TK는 결국 돌아온다"는 과거 경험만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과거의 결집은 후보와 선거 구도, 상대 정당에 대한 평가가 함께 만든 결과였지 보수정당에 자동으로 주어지는 권리는 아니었다.

이번 무당층 21.1%도 '언젠가 돌아올 표'라기보다 다시 설득해야 할 유권자로 보는 편이 맞다.

[정당 지지도 조사 개요]
조사기간: 2026년 10월 15~16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
조사방법: 무선전화 자동응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2.7%
조사의뢰: 아시아경제
조사기관: 리얼미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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