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간부 8명이 1심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0일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 방정환 전 국방혁신기획관 등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갑작스럽게 하달(下達)된 임무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과 국헌 문란 목적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을 계엄의 위법성을 부정한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군인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판결의 요체(要諦)는 내란죄의 핵심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내란중요임무종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형이 무거운 만큼 개인의 책임은 직책이나 임무 수행 사실이 아니라 목적과 고의에 대한 증거로 가려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지휘한 자, 위법을 알면서 집행한 자는 엄벌해야 한다. 다만 처벌의 정당성은 기소 범위를 넓히는 데서 나오지 않고 입증의 정밀함에서 나온다. 이번 판결은 계엄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신호다. 내란특검은 이번 판결이 다른 재판부의 판단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반박했다. 2차 종합특검은 내란특검이 불기소 또는 불입건했던 일부 인물과 사건까지 기소 범위를 넓혔다. 그만큼 입증 부담도 커졌다. 내란특검은 이후 재판에서, 2차 종합특검은 자신들이 기소한 군인들의 재판에서 피고인 각자가 계엄의 목적을 알고 가담(加擔)했는지를 증거로 보여줘야 한다. 판결을 탓하기 전에 증명하는 것이 기소한 쪽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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