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울시장이라는 점에서 주택 공급과 집값, 전월세 문제의 직접 당사자이기도 한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후 4시 1분쯤 페이스북에 "대통령 혼자만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엑스, 구 트위터)를 통해 최근 서울 일부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격이 상당 폭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대출 관리와 공급 확대가 이어질 경우 2028년 전후부터 공급절벽이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집값이 급락할 경우에는 정부가 주택을 대량 매입해 공적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이미 대비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불패신화는 이제 깨질 때가 됐고 반드시 깨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바로 이 '집값 하락 대비론'을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라고 공격했다.
◆"서울 집값 90주째 상승인데 어디서 폭락 징후 봤나"
오세훈 시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 중이고 올해 상승률이 집계 이래 최고인데, 도대체 어디에서 집값 폭락의 징후를 보셨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까지 90주 연속 상승했고 올해 누적 상승률도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혹시 강남권과 한강벨트 일부 고가주택의 가격 조정이 그런 확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대출을 틀어막아 집을 살 수 없게 된 것을 집값이 잡혔다고 보시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보고 싶은 숫자만 눈에 들어오고, 연일 고공행진 중인 전월세 가격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발등의 불 끄는데 대통령 혼자 홍수 대비"
오세훈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의 매매·전월세 상승보다 향후 집값 급락을 먼저 걱정하는 것 자체가 시장 현실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월세 폭탄이 언제 떨어질까 국민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한데, 대통령은 무엇을 보고 집값 폭락부터 걱정하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모두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사투를 벌이는데, 대통령 혼자 홍수에 대비하겠다고 나선 격"이라고 비유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상승률만 보기보다 일부 핵심 지역의 거래가격 조정과 대출 규제, 향후 공급 증가가 맞물릴 경우 시장이 크게 꺾일 가능성까지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두 사람은 현재 서울 주택시장에서 무엇을 더 중대한 위험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인식부터 엇갈린 셈이다.
◆인허가 감소 책임 두고도 충돌…吳 "박원순 때 389곳 해제"
공급 부족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2022년 이후 지방정부의 주택 인허가 급감을 지목하면서, 현 정부 들어 인허가가 정상화되고 있어 2028년 전후부터 공급절벽이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시장은 "2022년부터 인허가가 줄어든 책임을 또다시 서울시에 돌리는 듯한 대목"이라며 "대통령께서는 인허가 감소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 아직도 그토록 외면하고 싶으신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를 공급 위축의 근본 원인으로 다시 꺼냈다.
서울시가 최근 발간한 주택정책 백서에 따르면 2012~2020년 박원순 시정기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389곳, 약 57%가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약 43만호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씨앗을 뽑아버렸으니 수확할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그렇게 무너진 공급 기반을 되살리려고 다시 구역을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하고, 인허가와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밤낮없이 뛰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겨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니 이 정부 들어와 인허가가 정상화됐다고 주장한다"며 "적반하장을 넘어 사실관계까지 뒤집는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실거주 집착이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부추겨"
오세훈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대출·실거주 중심 규제도 문제 삼았다. 집값 상승의 책임을 서울시나 과거 정부에 돌릴 것이 아니라 현 정부 정책이 시장에 미친 영향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정부의 '실거주 집착'이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과 월세까지 함께 뛰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를 부추겼다는 비판은 이제 전문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고통"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틈만 나면 남 탓에만 열중하고, 이제는 국민의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상상 속의 또 다른 부동산 시장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 직시 못하면 차라리 가만히…참모부터 쇄신해야"
오세훈 시장의 비판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택정책 참모진 쇄신 요구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할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가만히 계십시오"라며 "국민이 발 딛고 사는 현실의 부동산 시장은 외면한 채, 보고 싶은 숫자 몇 개만 골라 부동산 전망을 호도하는 것은 우리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악의 부동산 실패 정권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주택 정책 관련 참모들부터 쇄신하는 것이 좋겠다"며 "대통령이 보고 싶지 않아도 반드시 봐야 할 현실을 이야기해 줄 참모가 곁에 없다는 것은 국민의 불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혼자 딴 세상에 살고 계셔도, 국민들은 오늘도 이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어 재차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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