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1루수가 번갈아 실수를 저지르며 연장 12회 혈투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2회 끝에 KT 위즈를 3-2로 꺾고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승패를 가른 결정적 장면은 두 차례의 1루 수비 실수였다.
먼저 무너진 쪽은 삼성이었다. 2-1로 앞서던 연장 10회말, 삼성 1루수 디아즈가 힐리어드의 땅볼 타구를 잡았다가 뒤로 흘렸다. 1사 1·2루였던 상황이 순식간에 1사 만루로 바뀌었고, 이어 원태인이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2-2 동점이 됐다. 공식 기록은 디아즈의 포구 실책이었다.
삼성이 이 상황에서 추가점까지 내줬다면, 연장전에서 먼저 득점하고도 패하는 한국시리즈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남길 뻔했다.
디아즈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중요한 순간 실책을 저질러 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다. 너무 죄책감이 컸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박진만 감독을 찾아가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고도 밝혔다.
디아즈의 수비 불안은 이날만의 일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1200이닝 동안 실책 8개에 그쳤던 그는 포스트시즌 7경기 64이닝 만에 실책 4개를 쌓았다.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세 경기 연속 실책을 기록했고, KS 2차전 실수는 동점의 빌미가 됐다. 평소 '1루 수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던 선수가 가을 야구 들어 '구멍'이 된 셈이다.
KT 쪽 1루 수비도 승부처에서 흔들렸다. 2-2 동점이던 12회초 1사 1·2루, 삼성 이재현이 투수 앞 땅볼을 쳤다. 투수 우규민이 2루로 던져 앞선 주자를 잡고, 2루수 오윤석이 다시 1루로 송구해 병살을 노렸다. 원바운드로 날아온 공이 1루수 김현수의 미트를 맞고 뒤로 빠졌다. 3루에 있던 디아즈가 홈을 밟으며 삼성이 3-2로 앞서갔다. 공식 기록은 오윤석의 송구 실책이지만, 1루 수비에 익숙한 선수라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송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현수는 지난해까지 18년 통산 2221경기 중 대부분을 외야수로 뛰었다.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건 144경기, 전체의 6.5%에 불과했다. KT 이적 첫해인 올해 110경기에 선발 1루수로 나섰지만, 사실상 '1루수 1년차'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루 수비에 방점이 찍히는 배경은 타선 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3, 4일 치른 KS 두 경기에서 왼손 타자가 전체 타석의 57.9%(183타석 중 106타석)를 차지했다. 3루 대신 1루 쪽으로 강한 타구가 쏠리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야구에서 1루수는 통상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맡는 자리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수비 안정감이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각됐다.
1승씩 나눠 가진 두 팀은 삼성 안방인 대구로 무대를 옮겨 6일 오후 6시 30분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선발은 KT 소형준, 삼성 아리엘 후라도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3차전을 맞이한 것은 모두 19번이었다. 무승부로 끝난 1993년을 제외한 18번 중 3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한 경우는 16번으로, 88.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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