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스스로 "절반의 성공"이라 부른 1⅔이닝을 던지며 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KT 위즈를 연장 12회 혈투 끝에 3-2로 꺾었다. 1차전 7-8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원태인이 마운드에 오른 건 삼성이 1-1로 맞선 9회말 1사 2루 끝내기 위기 상황이었다. 시리즈 2연패로 몰릴 수 있는 벼랑 끝에서 한승택을 중견수 뜬공, 대타 권동진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삼성은 원태인이 9회를 막아낸 덕에 연장 10회초 2사 1·2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로 2-1 리드를 잡았다. 원태인이 10회말 선두 타자 최원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무난한 마무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KT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사 후 장진혁의 우전 안타에 이어 안현민의 빗맞은 땅볼 타구가 원태인과 3루수 전병우 사이 절묘한 곳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원태인은 타구가 3루 파울 라인 밖으로 흘러가길 바랐지만, 공이 페어 지역 안에 멈추며 내야 안타가 됐다.
1사 1·2루에서 샘 힐리어드의 내야 땅볼을 처리하려는 순간, 1루수 디아즈의 실책이 터지며 상황은 1사 만루로 악화됐다. 원태인은 결국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원태인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윤석을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재차 위기를 넘겼다. 삼성은 연장 12회초 KT의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아냈고, 원태인은 최종 1⅔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정말 너무 압박감, 부담감이 컸다. 운도 안 따라줘서 속상했는데 그 상황을 그래도 내가 막았고, 팀이 다시 역전하는 발판을 만들고 내려온 것 같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 기쁘다"고 했다.
볼넷 실점에 대해서는 "10회말에는 사실 1점을 줘야 된다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무실점으로 막으려고 욕심을 냈다. 어렵게 승부를 하다가 절대 나와서는 안 될 볼넷이 나왔다"며 자책했다. 이어 "수비 실수도 있었지만, 내 힘으로 만루 위기를 막고 싶은 마음이 컸다. 밀어내기를 주고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불펜 투수의 고충도 토로했다. "불펜 투수들이 정말 힘들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2아웃도 아닌 1아웃 상황에 올라가서 막는 게 정말 부담스럽더라. 오늘은 절반의 성공이다. 더 깔끔하게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원KT위즈파크에는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팀 동료 강백호와 함께 직관을 왔다. 노시환은 MLB 사무국이 3일 포스팅 시스템 공식 등록을 발표하면서 오는 12월 3일 오전 7시까지 30일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빅리그 도전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친구 원태인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원태인은 "노시환이 경기 전 '마무리로 나와서 멋지게 막았으면 좋겠다'라고 해줬는데 내가 깔끔하게 못 막은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친구의 힘을 받아서 10회말을 잘 막을 수 있었다. 나를 응원하기 위해 와줬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KT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오는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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