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키보드의 자동완성 기능에서 욕설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표현 등 특정 단어가 추천되지 않도록 제한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보안 연구원 데릭 코프먼은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애플이 운영체제(OS) 내부에 수십만 건에 이르는 제한어 목록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목록에는 욕설과 성적 표현, 인종차별적 단어뿐 아니라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도 포함됐다. 다만 이용자가 이들 단어를 직접 입력하는 것까지 차단한 것은 아니다. 자동완성 기능에서 추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금칙어(blacklist)보다는 제한어(greylist)에 가깝다.
화면에 표시된 자판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글자 사이를 이어 그리며 입력하는 '스와이프 입력' 기능에서도 해당 단어들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 현상이 확인됐다.
제한어 목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독재자 트럼프'(dictator Trump),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잠꾸러기 조'(sleepy Joe) 등이 포함됐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표현인 '티베트 독립'(Tibetan independence)과 '통일 아일랜드'(United Ireland)도 목록에 올랐다.
한국어의 경우 '극우', '빨갱이', '민주화', '가카', '히로뽕' 등이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지역감정이나 성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표현도 다수 발견됐다.
중국어에서는 천안문사건을 뜻하는 '류쓰'(六四), 대만 독립을 의미하는 '타이두'(臺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별명인 '시다다'(習大大) 등이 추천 제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프먼 연구원은 애플의 이러한 조치를 "아주 가벼운 형태의 검열"이라고 평가했다. 음란하거나 공격적인 문구가 의도치 않게 전송되는 일을 방지하려는 목적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어를 선정하는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자를 제외하더라도 애플의 추천 제한 목록에 포함된 단어가 약 1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디지털 시민권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데이비드 그린 수석 고문 역시 특정 단어의 추천을 제한하는 방식이 "원치 않거나 선동적인 추천을 억제하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동시에 "다소 소름 끼치는 일"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논란과 관련해 애플은 이메일 성명을 내고 "이용자는 특정 단어나 문구를 직접 입력할 수 있으며 자동완성 추천을 무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 키보드는 부적절하거나 공격적일 수 있는 제안을 피하도록 설정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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