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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지방분권"…지방교부세 30조 떼어 쌓는 李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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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재정 놀부 정권"·정점식 "미래파탄기금" 협공
범여권 혁신당도 "법정 산식 지켜야"…美 반도체 폭락에 재원 지속성 '흔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 우대'를 국정 원칙으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에서 지방 몫 30조5천억원을 먼저 떼어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에 쌓겠다고 나서자 "말로만 지방분권"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보수 야당은 물론 범여권인 조국혁신당까지 지방 몫을 깎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미래대응기금 등 재정의 충분한 여유가 있어도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은 극도로 제한하는 '재정 놀부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62조원 미래대응기금은 미래파탄기금"이라며 "자치단체로 내려가야 할 재원마저 축소시켜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강경숙 조국혁신당 전북특별자치도당위원장과 서왕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위원장, 전국 지방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불황에 대비하는 기금은 필요하지만, 지방의 법정 몫과 지방자치를 희생해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내국세에서 기금 적립액을 먼저 뺀 뒤 법정률 19.24%를 적용해 지방교부세를 산정할 계획이다. 법정률은 그대로지만 기준 금액이 줄어 현행 산식보다 30조5천억원 적게 산정된다. 정부는 내년 교부세가 77조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7조8천억원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혁신당 지방의원들은 "쟁점은 전년 대비 증가 여부가 아니라 기존 법정 산식에 따라 지방에 돌아가야 할 재원이 얼마나 줄어드느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수결손이 난 2023년과 2024년에는 지방도 교부세 감소를 떠안았는데, 세수가 늘 때 지방 몫을 먼저 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행정안전부 의견조회에서도 63개 지방정부가 우려나 반대 의견을 냈다.

여권 내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인 민주당 소속 박찬대 인천시장은 9월 29일 당정협의에서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일수록 작은 변화에도 영향이 크다"며 교부세율 조정 논의를 요청했다. 박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도 3일 기자들과 만나 "미래대응기금 가운데 30조원 정도는 지방교부세로 돌려달라는 것이 지방의 목소리"라고 했다.

정부안이 강행될 경우 대구경북은 직격탄을 맞는다. 경북도는 내년 보통교부세가 4조5천억원 줄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추산했다. 대구시도 7천여억원 감소를 예상했다.

기금 재원이 반도체 경기에 기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는 반도체 기업 실적 호조로 늘어난 법인세에서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2.25% 폭락하자 6일 국내 유가증권시장 지수는 개장 3분 만에 8% 넘게 떨어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10% 안팎 급락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9년부터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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